화폐 급락으로 통화불안 최고조
오버나이트 론 14.5%로 2배 ‘껑충’
오버나이트 론 14.5%로 2배 ‘껑충’
우크라이나에 내전의 암운이 드리운 가운데 키예프 과도정부의 중앙은행이 14일 밤 8개월 만에 급작스런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전했다. 정정 불안으로 우크라이나 화폐 ‘흐리브냐’ 가치가 가파르게 떨어져 통화 불안이 최고조에 이른 데 따른 것이다.
이날 우크라이나 중앙은행은 은행간 대출 기준금리를 6.5%에서 9.5%로, 오버나이트 론(하루짜리 초단기 대출) 금리는 7.5%에서 14.5%로 대폭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중앙은행은 성명을 내어 “통화가치를 끌어올리고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며 금융시장의 상황을 안정시키기 위한 조처를 시행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11월 친서방 세력의 반정부 시위 발발 이래 계속된 정정 불안이 내전 위기로까지 치달은데다 경제도 낭떠러지로 몰렸다. 외환보유고는 겨우 두달치 수입분을 지불할 수준으로 바닥이 보이는 상태다. 지난달 말 국제통화기금(IMF)이 최대 18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제공하겠다고 밝혀 국가부도 위기를 가까스로 피했지만, 실제 자금수요는 270억달러가 넘고 자금조달에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구제금융 조처가 발표되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과도정부에 연체되거나 깎아줬던 가스값을 토해내라고 윽박지르고 있는 상황이다.
우크라이나 정정 불안이 내전 위험이나 동서간 신냉전 심화로 번질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유가와 금값도 뛰어올랐다. 14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 원유(WTI)는 지난주 종가보다 31센트(0.3%) 오른 배럴당 104.05달러에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달 3일 이래 가장 높은 것이다. 또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6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도 전날보다 8.50달러(0.6%) 상승한 온스당 1327.20달러를 기록했다. <로이터> 통신은 “우크라이나 정정 불안으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고 짚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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