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추가조처
미, 17개 기업-EU, 관료 등 15명 제재
국영가스기업·국책 금융기관 빠져
실질적 타격 주기엔 한참 못미쳐
미, 17개 기업-EU, 관료 등 15명 제재
국영가스기업·국책 금융기관 빠져
실질적 타격 주기엔 한참 못미쳐
우크라이나 동부가 친러 무장세력에 장악돼 사실상 내란 상태에 빠지자 미국과 유럽이 러시아에 대한 추가 경제 제재를 내놨다. 하지만 지난달 서방의 1차 제재를 다소 강화하는 수준에 그쳐 ‘솜방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8일 <가디언>은 미국이 러시아 최대 국영석유회사 로스네프트의 회장을 비롯해 7명을 비자 발급 금지와 자산동결 대상으로 추가하고, 17개 기업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고 전했다. 유럽연합(EU)도 같은 날 드미트리 코자크 러시아 부총리 등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인사 15명을 제재 명단에 추가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가디언>은 “가장 눈에 띄는 목표물은 로스네프트”라고 평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오랜 협력자인 이고리 세친 로스네프트 회장과 주요 경영진 한명이 제재를 받기 때문이다. 로스네프트는 미국계 석유회사 엑손모빌과 함께 대규모 석유탐사 투자를 하고 있으며, 영국계 석유회사 비피(BP)도 20%의 지분 투자 관계를 맺고 있다. 서방이 일정 수준 부메랑 효과를 감수한 셈이다. 하지만 회사 자체는 제재 대상에서 빠져 세친 회장이 오히려 안도를 표명하는 등 타격은 제한적이란 평가도 나온다.
이밖에 푸틴 대통령의 심복인 대통령실 제1부실장 뱌체슬라프 볼로딘이 명단에 추가됐으나, 금수 대상이 된 17개 기업 대부분은 1차 제재에 포함된 푸틴의 측근들인 겐나디 팀첸코와 로텐베르크 형제의 업체들로 별로 새로울 게 없다.
이러다 보니 서방의 추가 카드가 러시아에 실질적 타격을 주기엔 한참 못 미친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애초 거론되던 러시아의 최대 국영 가스기업인 가스프롬이나 스베르반크 같은 국책 금융기관이 끝내 포함되지 않은 상황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관련 행보를 바꿀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로이터> 통신은 “금융시장은 대수롭지 않게 반응했으며, 미국 공화당 의원들은 모스크바가 우크라이나에 추가 행동을 하는 것을 막기에는 너무 미약하다고 비난했다”고 짚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필리핀 마닐라에서 “(이번 조처가) 효력이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강하게 반발했다. 세르게이 랴브코프 외무차관은 “1949년 서방이 소련에 첨단기술 상품 공급을 차단하면서 드리운 ‘철의 장막’을 부활시킨 것”이라며 “향후 모스크바의 대응은 워싱턴에 아주 고통스러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성명에서 유럽연합을 겨냥해 “워싱턴의 지시에 따라 적대적 조처를 했다. 부끄럽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또 러시아 정부 관계자 등 23명의 비자 발급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일본한테도 “당연히 대응할 것”이라며 보복 방침을 밝혔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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