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러 시위대 정부청사 점거 확산
미·나토-러 군사적 긴장 높아져
미·나토-러 군사적 긴장 높아져
우크라이나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친러시아 분리주의 시위대의 동부 지역 관공서 점거는 나날이 확산되고 있고, 서방과 러시아 간 대립도 한층 날카로워지고 있다.
친러 시위대는 30일 도네츠크주 고를로프카에서 지방정부 건물과 경찰서를 장악했다. 29일엔 루간스크에서 3000여명의 친러 시위대가 주정부 청사를 추가로 점거했다. 당시 친러 시위대가 청사로 밀려드는데도 지역 경찰은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가디언>은 “우크라이나 과도정부가 동부 지역의 통제력을 잃고 있다”고 평가했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29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를 불안정하게 해 동유럽 안보지형을 바꾸려 시도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케리 장관은 워싱턴의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 모임에 참석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영토의 한조각까지 수호하겠다”고 다짐했다. 조 바이든 미 부통령도 이날 백악관에서 라트비아의 라임도타 스트라우유마 총리와 만나 “미국은 나토 동맹국의 집단 안보를 보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미국에 대한 보복 가능성을 내비치며 맞섰다. 그는 29일 미국의 추가 제재와 관련해 “지금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외국 기업들이) 어떻게 러시아에서 활동하게 될지를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에너지 분야도 당연히 고려 대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나토와 러시아 간 군사적 긴장도 높아지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는 29일 전투기 8대를 리투아니아와 폴란드에 보내 나토 방공 훈련을 시작했다.
미국은 올 6월 발틱해에서 치러질 합동훈련 규모를 키우기로 했다. 러시아도 우크라이나 접경에 배치했던 병력을 유지하고 있다. 앞서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이 28일 “병력을 본대로 복귀시켰다”고 말했지만, 나토는 29일 “어떤 철수 정황도 없다”고 밝혔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