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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동부 빠진 반쪽 선거…‘초콜릿왕’ 포로셴코 당선 유력

등록 2014-05-21 19:47수정 2014-05-21 22:15

우크라이나 25일 대선
여론조사서 압도적 1위
친서방·친러 정권서 장관 지내
‘러 갈등 중재’ 기대감 반영된듯
분리주의 세력, 선거 준비 방해
우크라이나가 혼돈 속에서 25일 대통령 선거를 치른다. 지난 2월 축출된 빅토르 야누코비치를 대신할 정식 대통령을 뽑는 절차다.

분명해 보이는 건 두 가지 정도다. 동부의 분리주의 움직임 때문에 국가 전체가 참여하지 못하는 ‘반쪽 선거’가 되리란 것, 그런 가운데서도 21명의 대선 후보 가운데 ‘초콜릿 왕’으로 불리는 제과재벌 페트로 포로셴코(48)가 대통령에 오를 것 같다는 점이다.

우선 포로셴코의 당선은 갈수록 기정사실이 되고 있다. 최근 현지 3개 기관의 공동 여론조사에서 포로셴코는 53.2%의 압도적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 여론조사는 지난 8~13일 전국 62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2004년 ‘오렌지 혁명’의 주역 율리야 티모셴코(53) 전 총리가 2위에 올랐는데 지지율은 10.1%에 그쳤다. 동부 지역에 기반을 둔 세르게이 티깁코(54) 전 부총리가 8.8%로 3위를 차지했다.

포로셴코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점도 당선 예측에 힘을 싣고 있다. 며칠 앞서 이뤄진 키예프국제사회연구소의 여론조사에서 포로셴코의 지지율은 34%였다. 맥스 베이더 영국 레이던대 교수는 19일 런던정치경제대학 ‘유럽정치와 정책’ 사이트 기고를 통해 “지지율 상승세를 고려하면, 포로셴코가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얻어 (결선투표 없이) 당선될 것 같다”며 “이는 차기 대통령이 누구일지 불확실한 상태로 보내야 할 몇주의 시간을 아낄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크라이나 대선은 1차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1·2위 간 결선투표를 치르게 돼 있다.

포로셴코의 높은 지지율은 그가 혼란한 정국을 안정시킬 수 있는 정치 감각을 지닌 ‘실용주의자’로 비춰진다는 점에서 비롯된다. 특히 최악의 갈등을 겪는 러시아와의 관계에서 중재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친서방 노선의 빅토르 유셴코 정권에서 경제장관을, 친러시아 성향의 빅토르 야누코비치 정권에서 외무장관을 지내 양쪽과 두루 말이 통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그는 우크라이나의 유럽 통합을 지지하면서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을 위한 주민투표에는 반대하고 있다. 친서방 성향이 지배적인 키예프 등 북서부는 물론 친러 분리주의 성향이 강한 동남부에서도 지지율 선두를 달리는 것도 이런 점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는 포로셴코 당선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푸틴의 태도를 완화하는 데도 기여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지난 11일 독립을 선포한 동부 지역의 대선 참여가 제한되리라는 점도 분명해지고 있다. 분리주의 세력은 유권자의 14.3%를 차지하는 도네츠크·루간스크주의 선거관리위원회 사무실을 장악하거나 직원들을 위협하며 선거 준비를 방해하고 있다. ‘반쪽 선거’가 될 경우, 차기 정권의 정당성을 두고 논란이 일 수 있다.

일단 미국은 문제 없다는 태도다. 젠 사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전체 지역 선관위의 93%가 정상적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반쪽 대선의 합법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대선 이후 ‘차기 정권 인정’과 ‘연방제 개헌’을 교환하자고 나설 가능성이 있다.

이와 관련해, 우크라이나 의회는 20일 러시아어를 제2국어로 승격하고 지방정부의 자치권을 강화하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켰다. 실시 시기 등이 명시되지 않은 선언적 내용이지만, 러시아는 “사실이라면 우리 요구와 부합한다”며 조건부 환영을 나타냈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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