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트로 포로셴코
동서 갈등·경제난 등 가시밭길
“친유럽 중요…러시아, 안보에 필수”
“친유럽 중요…러시아, 안보에 필수”
‘초콜릿 왕’이란 별명으로 불리는 우크라이나의 재벌 정치인 페트로 포로셴코가 대통령 선거에서 과반 득표해 결선 없이 당선을 확정지을 것으로 보인다고 26일 <에이피>(AP) 통신이 전했다. 우크라이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전날 시행된 대선에 전국 유권자 3550만명 가운데 60%가량이 투표에 참여했으며, 이날 오전 현재 선거구 40%에서 개표를 완료한 결과 무소속 후보인 포로셴코가 득표율 54%로 1위를 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경쟁자 율리야 티모셴코 전 총리는 득표율 13%에 그치며 2위에 머물렀다. 이는 출구조사 결과와 큰 차이가 없다. 포로셴코는 당선자로서 친유럽과 친러시아로 나뉜 동서 갈등 통합, 파탄난 경제 재건, 다음달로 닥친 가스공급 중단 위기 해결 등 러시아와의 타협을 모색하며 산적한 과제를 풀어나가야 한다.
포로셴코는 26일 “동부의 무장세력과는 협상하지 않을 것이며, 폭력을 배제한다면 대화는 열려 있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친러 분리주의 무장세력이 독립을 선언한 동부의 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를 아우르는 ‘돈바스 지역’을 최우선 방문하겠다고 밝혔다. 동부 지역에선 이번에 투표소가 20%도 운영되지 않았고, 투표율도 극히 낮았다. 특히 도네츠크주 분리주의 세력 대표는 포로셴코에 대해 “기대가 없다”고 말해 빠른 시일 안에 군사적 긴장을 해소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포로셴코는 “통합된 우크라이나는 내 프로그램의 기본이며 유권자 대다수는 ‘친유럽’을 선택했고 이는 극히 중요하다”면서도 “러시아를 빼고 지역과 세계 안보를 말하는 것은 불가능한 얘기”라고 말해 타협 여지를 남겼다. 또 우크라이나가 핵무기를 포기하는 대신에 독립과 영토주권을 보장받은 1994년 부다페스트 양해각서를 대체할 새 안보조약을 구상하는 한편, 올해 안에 조기 총선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26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우크라이나 대선 결과를 존중할 것”이라며 “포로셴코가 대러 관계가 아주 중요하다고 한 발언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동부 분리주의 세력에 대한 군사작전을 지속하는 데 우려를 밝혔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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