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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유럽의회 덮친 극우정당 돌풍

등록 2014-05-26 20:55수정 2014-05-27 02:09

프랑스·영국서 ‘제1당’으로 부상
‘반EU’ 내걸고 주요 정치세력화

독일 유로화 반대 정당 7석 확보
그리스 신나치 정당도 3석 확보
22~25일 치러진 유럽의회 선거에서 ‘반유럽연합(EU)’을 내건 극우정당들이 돌풍을 일으키며 주요 정치세력으로 부상했다. 유럽통합을 추구해온 중도우파와 중도좌파가 분점했던 유럽 정치권이 지각변동의 시대를 맞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럽의회 사무국이 26일 나라별 출구조사와 중간 개표 결과 등을 토대로 발표한 의석 집계를 보면, 프랑스와 영국에서 유럽 통합에 반대하는 극우정당들이 사상 최초로 제1당으로 부상했다.

극우 성향의 영국독립당은 영국 정치사에서 100년 넘게 유지돼온 보수·노동 양당 체제를 깨는 대이변을 연출하며 제1당으로 뛰어올랐다. 독립당은 그동안 국내 총선에서 단 한명의 의원도 배출하지 못한 군소 정당에 불과했지만, 이번에 29%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노동당이 24%, 집권 보수당은 23%에 그쳤다. 나이절 패라지 영국독립당 대표는 “정치권에 지각변동을 일으켰다”고 자평했다.

마린 르펜 당수의 주도 아래 반이민·반유럽연합 정책을 주창해온 프랑스 국민전선은 25%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1972년 창당 이래 최대 성과를 거뒀다. 프랑스에선 우파 야당인 대중운동연합이 득표율 21%로 2위, 집권 사회당이 14%의 득표율로 3위를 차지했다. 지난번까지 유럽의회에서 3석을 차지했던 국민전선은 이번 선거로 의석을 24석으로 크게 늘렸다. 르펜 국민전선 당수는 출구조사 발표 뒤 “프랑스인들이 큰 소리로 분명히 말했다. 그들은 더 이상 자신이 뽑지 않은 브뤼셀의 (유럽연합) 관료들에게 휘둘리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독일에서도 유로화 사용을 반대해온 극우 신생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7%의 득표율로 7석의 의석을 확보했다. 그리스에선 유럽연합의 긴축정책에 반대하는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이 집권 신민당과 사회당을 꺾고 전국 단위 선거에서 처음으로 1위를 차지했다. 그리스 극우파 신나치 정당인 황금새벽당도 득표율 9.3%로 3위에 올라 유럽의회에 3석을 확보했다.

반유럽연합 정당들의 파죽지세 약진 앞에 기존 주류 정당들은 위축됐다. 유럽의회 내 최다 교섭단체인 중도우파 유럽국민당그룹(EPP)은 제1당 지위는 유지했지만, 기존 274석에서 60석이 줄어든 214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앞으로 이어질 각국 국내 총선에서도 극우정당의 돌풍이 계속될 경우 유럽 통합은 물론 국내 정치 의제에도 극우파의 입김이 한층 거세질 가능성이 있다. 프랑스 국민전선의 르펜 당수는 “집권 사회당이 국민으로부터 거부당했다. 의회를 해산하고 총선을 다시 치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마뉘엘 발스 프랑스 총리는 “정치적 지진이 일어났다”며 극우의 약진에 경계감을 드러냈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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