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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EU정상들, 표결로 융커 집행위장 지명

등록 2014-06-29 20:43수정 2014-06-29 22:05

영·헝가리만 반대…캐머런 완패
상임의장엔 덴마크 총리 유력
장-클로드 융커 전 룩셈부르크 총리가 차기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에 지명됐다. 유럽연합 정상들은 표결 끝에 ‘찬성 26 대 반대 2’의 압도적 표차로 융커를 선택했다. 끝까지 융커의 지명에 반대했던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치욕적 패배의 후폭풍에 휩싸였다.

유럽연합 28개 회원국 정상들은 27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정상회의를 열고 유럽연합 행정 수반격인 차기 집행위원장에 융커 전 총리를 지명했다. 융커는 지난 19년간 룩셈부르크 총리를 역임하고 지난해까지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협의체) 의장직을 수행한 대표적인 유럽통합주의자다. 융커는 7월 개원하는 유럽의회에서 과반의 지지를 받으면 집행위원장 취임이 확정된다. 융커는 유럽의회 제1당인 유럽국민당그룹(EPP)의 대표인데다 제2당인 유럽사회당그룹(S&D)의 지지도 확보하고 있어 선출 가능성이 크다.

이번 정상회의에선 그동안 정상들 간의 합의로 집행위원장을 지명해온 관례를 깨고 처음으로 표결이 동원됐다. 융커에 반대해온 캐머런 총리의 요구 때문이다. 결과는 캐머런을 빼면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만이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나타났다.

캐머런은 적극적 유럽통합론자인 융커가 집행위원장이 되면 영국 내 반유럽연합 분위기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왔다. 영국에서는 지난달 유럽의회 선거에서 유럽연합 탈퇴를 주장하는 극우 성향의 영국독립당(UKIP)이 1위에 오르는 등 반유럽연합 여론이 만만찮은 상황이다. 캐머런은 앞으로 유럽연합의 회원국에 대한 개입을 완화하는 쪽으로 유럽연합 협정을 바꿔 반유럽연합 정서를 진정시킨 다음 2017년께 국민투표를 통해 유럽연합에 잔류한다는 장기 구상을 밝혀왔다. 하지만 융커 지명이 이를 방해할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융커 지명 뒤 영국 언론들은 캐머런의 치욕적 패배로 영국 내 유럽연합 탈퇴 여론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가디언>은 “캐머런의 외로운 싸움이 재난으로 끝났고, 유럽통합 회의론을 더 강화시켰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일부에선 캐머런이 유럽연합 개혁의 원칙을 견지하다 장렬히 패배했다는 옹호론도 나온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융커의 지명은 유럽연합에 나쁜 일이며, 캐머런이 끝까지 반대한 것은 옳았다”고 썼다.

캐머런을 궁지로 몰아넣은 다른 회원국 정상들은 ‘캐머런 달래기’에 나섰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우리는 영국의 관심사를 다룰 준비가 돼 있다”며 집행위원장 지명 절차를 재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유럽연합 정상들은 7월16∼17일 다시 정상회의를 열고 여타의 유럽연합 주요 지도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차기 정상회의 상임의장엔 여성인 헬레 토르닝-슈미트 덴마크 총리가 거론되고 있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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