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 사르코지(59) 전 프랑스 대통령
프랑스 전직 대통령으론 처음
2007년 불법자금 수수의혹 관련
재판 정보 빼내려 판사매수 혐의
경찰 수사따라 재선 도전 치명타
2007년 불법자금 수수의혹 관련
재판 정보 빼내려 판사매수 혐의
경찰 수사따라 재선 도전 치명타
니콜라 사르코지(59·사진) 전 프랑스 대통령이 2007년 대선 자금 수사·재판 관련 정보를 빼내려 한 혐의로 경찰에 구금돼 조사를 받았다. 프랑스에서 전직 대통령이 경찰에 구금돼 조사를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사르코지는 1일 오전 파리 근교 낭테르의 경찰 반부패팀 청사에 변호인 없이 혼자 출석해 조사를 받다가 구금됐다고 <아에프페>(AFP) 통신 등이 전했다. 그의 변호인인 티에리 에르조그는 전날 경찰에 구금됐다. 경찰은 최대 48시간 동안 구금 상태로 사르코지를 조사할 수 있다.
경찰은 사르코지가 2007년 대선 자금 수사·재판과 관련해 에르조그의 도움을 받아 불법적으로 재판 정보를 빼내려 했는지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에르조그 외에 프랑스 최고법원인 파기법원 판사 질베르 아지베르와 파트리크 사수스 등 두명도 구금해 조사중이다.
수사 당국은 애초 사르코지의 불법 대선자금 수수 의혹을 수사하다가 뜻밖에 사르코지의 다른 불법 행위 정황도 포착했다. 사르코지는 자신이 당선된 2007년 대선을 앞두고 리비아의 독재자였던 무아마르 카다피로부터 5000만유로(약 690억원)의 선거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수사 당국은 이 사건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사르코지의 전화를 도청하던 중 사르코지가 파기법원에서 진행되는 ‘베탕쿠르 스캔들’의 재판 정보를 불법적으로 얻으려 한 단서를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르코지는 카다피와는 별도로 세계 최대 화장품 회사인 로레알의 상속녀인 릴리안 베탕쿠르로부터도 15만유로의 불법 대선자금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하지만 보르도 법원은 지난해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사르코지를 재판에 회부하지 않기로 결정한 바 있다.
사르코지는 바로 이 베탕쿠르 사건과 관련해 당시 수사당국에서 압수한 자신의 수첩이 어떻게 될 것인지를 알려주는 대가로 파기법원 판사인 질베르 아지베르에게 모나코의 고위직을 약속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수첩에는 여러 경로로 이뤄진 2007년 불법 대선자금 수수의 전모를 풀어줄 중요한 단서들이 담겨 있을 것으로 프랑스 언론들은 추정하고 있다.
경찰 수사가 불법 대선자금 의혹의 핵심까지 헤집고 들어갈 경우 2017년 대선 재도전을 노리는 사르코지에겐 정치적 치명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프랑스 수사당국이 진행중인 사르코지 관련 사건은 파키스탄 무기 수출에 따른 사례금 수수 의혹인 ‘카라치 커넥션’ 등 모두 6건에 이른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