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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벨기에 138일만에 정부 구성…빨랐다?

등록 2014-10-12 20:15수정 2014-10-12 22:17

중도우파 38살 미셸 총리에
언어·이념별 군소정당 난립
매번 진통…과거 541일 걸려
벨기에에서 총선을 치른 지 138일 만에 새 연립정부가 들어섰다. 벨기에는 언어권별로 정당이 난립한 탓에 정부 구성 때마다 진통을 겪는 것으로 악명 높다. 직전 정부 구성에 541일이 걸린 데 대면, 이번엔 속전속결이라 평해도 지나치지 않은 셈이다.

이번에 들어선 정부는 샤를 미셸 총리가 이끄는 중도우파 성향이다. 38살인 미셸 신임 총리는 프랑스어권 자유당 대표로, 1840년 이후 벨기에 최연소 총리다. 프랑스어권 출신으로는 40년 만에 총리에 올랐다. 그는 11일 필리프 국왕 앞에서 취임 선서를 했다.

이번 연정엔 네덜란드어권 정당 3곳과 프랑스어권 자유당이 참여했다. 지난 5월 총선에선 네덜란드어권인 플랑드르 지역의 분리 독립을 주장하는 정당인 ‘새 플레미시연대’(N-VA)가 1위를 차지했지만, 5개월 협상 끝에 총리는 프랑스어권 출신 미셸이 맡았다. 새 플레미시연대는 대신 처음으로 내각에 장관들을 포진시키게 됐다. 이 정당의 정치적 기반인 플랑드르 지역에선 자신들이 낸 세금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프랑스어권(왈롱) 지역을 돕는 데 쓰인다는 불만 탓에 분리하는 게 낫다는 정서가 꽤 번져 있다.

벨기에는 언어권별로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독특한 구조를 갖고 있다. 1830년 네덜란드에서 독립할 때만 해도 플랑드르를 포함한 온 나라가 프랑스어를 공식 언어로 사용했으나, 19세기 중엽부터 네덜란드어권의 저항이 시작돼 1차 세계대전 이후 두 언어권으로 분리됐다. 게다가 네덜란드어를 쓰는 북부와 프랑스어를 쓰는 남부에 각각 또 좌파, 중도, 보수, 분리주의 등 이념 노선을 달리하는 정당들이 분립하면서 한층 구도가 복잡다단해졌다. 이 때문에 총선 뒤 적게는 4~5개, 많게는 6~7개의 정당이 합종연횡을 통해 연정을 구성할 수밖에 없어 매번 정부 출범에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 2010년 총선에서도 새 플레미시연대가 28% 득표로 최다 의석을 차지했지만, 분리주의 촉발을 우려한 다른 주요 정당들이 연정 참여를 거부하는 바람에 정부 구성에 실패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정부 출범이 미뤄지면서 18개월여의 사상 최장기 ‘임시 정부’ 체제가 가동됐다. 신용평가회사 ‘스탠다드 앤 푸어스’가 벨기에 신용등급을 한단계 내리는 비상 상황에서야 간신히 6개 정당의 연립정부를 출범시킬 수 있었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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