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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스페인은 ‘부패와의 전쟁’으로 몸살

등록 2014-10-28 20:30수정 2014-10-28 21:13

고위 정치인·공무원 등 51명 체포
3300억원 규모 건설 허가로 뇌물
전 IMF총재 등 80명도 도마 위에
스페인 곳곳에서 27일 51명이 줄줄이 체포됐다. 집권 대중당의 고위 인사를 비롯해 지방자치단체 시의원과 관료들, 건설업자 등이 포함됐다. 건설 허가 대가로 뇌물을 주고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데, 건설 계약 규모가 2억5000만유로(약 3300억원)에 이른다.

이번 수사엔 ‘석류’라는 작전명이 붙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칼끝은 주로 수도 마드리드와 무르시아, 레온, 발렌시아 등의 시청사 주변을 겨냥했다. “지역 시의원들과 공무원, 건설업자와 에너지 공급 기업, 수뢰 중개인과 대기업 등이 결탁해 지난 2년 동안 건설 계약을 주무른 사건”이라고 검찰은 밝혔다. 이들에겐 돈세탁과 횡령, 알선수뢰 등의 혐의가 적용된다.

체포된 이 가운데 최대 거물은 집권 대중당 소속 전 상원의원 프란시스코 그라나도스이다. 지난 2월 스페인 일간 <엘 문도>는 그가 스위스 은행 계좌에 150만유로의 비자금을 예치해 두고 있다는 사실을 보도했고, 직후 그는 시 정부에서 맡고 있던 직책에서도 사임했다. 제1야당인 사회당 인사들도 여럿 체포됐다.

이번 사건은 최근 몇년 새 스페인에서 잇따라 불거져온 대형 부패 스캔들의 최신판이다. 스페인에선 2012년 재정위기 이래 방만한 재정운용이나 금융관리 부실 등과 연결된 부패 사건이 계속 터져나오고 있다.

최근 몇주 동안에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 재무장관을 지낸 로드리고 마토를 비롯한 80명의 공직자들이 ‘카하 마드리드’ 저축은행의 법인카드를 받아 제멋대로 긁어댄 사건이 연일 신문 머리기사를 장식한 바 있다. 마토가 쓴 카드 대금만 5만4800유로에 이르렀지만, 이 또한 와인을 사는 데 10만유로, 아이스크림을 사는 데 1500유로를 긁은 이 저축은행 대표에 대면 ‘새발의 피’였다. 이 저축은행은 2010년 뱅키아라는 은행에 합병됐고, 부실을 떠안은 뱅키아는 2012년 파산 직전에 몰리면서 스페인 재정위기의 상징으로 전락했다. 법인카드를 긁는 대가로 부실을 눈감아준 관료들의 부패가 배후에 자리 잡고 있었던 것이다. 스페인에선 부패가 실업에 이은 두번째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른 상태라고 영국 <가디언>이 전했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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