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544 대 반53 압도적 표차
영국이 유럽연합(EU) 탈퇴 국민투표 시행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9일 영국 하원에서 유럽연합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 시행법안이 찬성 544 대 반대 53의 압도적 표차로 통과됐다. 유럽연합 탈퇴 국민투표 시행을 총선 공약으로 내세웠던 집권 보수당뿐만 아니라 야당인 노동당 의원들도 대부분 찬성표를 던졌으며, 제3당인 스크틀랜드독립당(SNP)은 반대표를 던졌다고 <비비시>(BBC) 방송이 전했다. 이번 법안이 선택한 국민투표 질문 안은 “영국이 유럽연합 회원국으로 남아있어야 하는가”인데, 실제로 국민투표가 시행되려면 이번 하원 투표 외에 몇가지 절차가 더 남아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지난달 총선에서 유럽연합 탈퇴 국민투표 시행을 공약으로 내세워 승리했다. 영국은 유럽연합 회원국이지만 유로를 사용하는 유로존에는 가입하지 않았으며, 유럽연합의 통합성 강화에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다. 이민과 복지 정책에서 회원국의 독자성 강화를 주장하고 있다. 캐머런 총리는 늦어도 2017년 말까지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공약했다. 또 국민투표 실시 전에 영국의 독자성을 더 보장받을 수 있도록 유럽연합과 협상을 하겠다고도 말한다.
필립 해먼드 외무장관은 국민투표 시행법안 하원 통과의 의미에 대해, 1975년 유럽경제공동체(ECC) 잔류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 이래 유럽연합과 영국의 관계를 묻는 국민투표가 없었다며 “(1975년 이후) 한 세대의 유권자들이 이제 발언할 기회를 얻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유럽연합에서 유로존 회원국이 아닌 나라들의 이익이 분명히 보호될 필요가 있다”고도 말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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