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2세가 영국 역사상 최장수 군주가 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영국 왕실이 버킹엄궁 접견실에서 여왕이 의자에 앉아 빨간색 정부 서류 이송함을 열어 부처 장관들과 영연방 국가들에서 보내온 보고서를 읽는 모습을 8일 공개했다. 이 사진은 비틀스 멤버였던 폴 매카트니의 딸인 메리가 지난 7월에 촬영했다. 런던/AFP 연합뉴스
엘리자베스 2세(89)가 영국 사상 최장 재위 군주가 됐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영국 시각으로 9일 오후 5시30분을 기준으로 재위한 지 2만3226일 16시간(약 63년 7개월)이 되면서, 고조 할머니인 빅토리아 여왕의 역대 최장 재위 군주 기록을 깬다고 <비비시>(BBC) 방송은 전했다.
영국 정부는 엘리자베스 2세의 최장 재위 기록을 축하하기 위해 이날 런던 템스강에서 퇴역 군함이 함포를 쏘는 등의 기념행사를 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놀라운 기록”이라며 “여왕의 이타정신은 영국뿐 아니라 세계의 칭송을 받아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왕은 이날 런던 기념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여왕은 스코틀랜드 하일랜드의 밸모럴 성에서 여름 휴가를 보내고 있다.
엘리자베스 2세는 조지 6세의 맏딸로 태어났으며 원래는 왕위 계승 우선 순위가 아니었다. 아버지가 맏아들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큰아버지인 에드워드 8세가 재위 1년도 되지 않아 미국인 여성과 결혼하기 위해 왕위를 스스로 걷어차, 아버지가 왕이 됐다. 아버지가 1952년 숨지자 25살에 왕위에 올랐다.
엘리자베스 2세 이후 왕위 승계 1순위는 아들인 찰스(67) 왕세자다. 찰스는 63년 동안 왕세자로 있는 영국 사상 최장 왕세자다. 한편, 현재 생존하는 국왕 중 최장 재위 군주는 타이의 푸미폰 아둔야뎃(88) 국왕으로 69년째다. 사망한 이들까지 합치면 아프리카 스와질란드의 소부자 2세(1899~1982)가 재위 기간 82년으로 최장 재위 군주로 알려져 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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