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주의자인 제러미 코빈(66) 영국 노동당 대표가 여왕 앞에 무릎을 꿇고 충성을 맹세하기를 거부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코빈이 8일 열리는 추밀원 위원 취임식에 선약이 있다는 이유로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추밀원은 고위 정치인과 주교, 판사 등 600명 이상으로 구성된 영국 국왕의 자문기구다. 추밀원은 현재는 상징적 기구지만 노르만 왕조까지 연원이 거슬러 올라가는 전통있는 조직이다. 추밀원 위원에 취임하면 충성 맹세의 의미로 여왕 앞에 무릎을 꿇은 뒤 손에 키스하는 관행이 있다.
코빈 쪽은 추밀원 위원 취임식에 참석하지 못하는 이유로 “개인적인 선약이 있다”고 했지만, 선약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이 신문은 추밀원 위원 취임식을 통해 여왕에게 충성 맹세를 하지 않은 야당 지도자는 지금까지 없었다고 전했다. 왕실에 반대하는 공화주의자인 코빈은 국왕 앞에서 충성 맹세를 하는데 거부감을 보여왔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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