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타클랑 콘서트홀 ‘악몽의 3시간’
바타클랑 콘서트홀 2층 창밖에 한 여성이 위태롭게 매달려 있다. 총성은 그칠 줄 몰랐다. 건물 비상구 밖으로 혼비백산한 젊은이들이 뛰쳐나왔다. 어떤 이는 부상당한 사람을 간신히 끌고 거리로 나섰다. 여기저기 도움을 요청하는 비명소리가 밤하늘을 채웠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 기자 다니엘 프세니가 13일 밤 찍은 영상에는 파리 동부 11구 바타클랑 콘서트홀에서 일어난 테러 당시의 처참함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날 밤 9시20분부터 불과 3시간 동안 파리 시민들의 일상을 공포로 몰아넣은 6건의 테러 가운데,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낸 장소는 바타클랑 콘서트홀이었다. 이곳에서만 적어도 89명이 숨졌다.
미국 록밴드 공연 열리던 밤
괴한 3명 난입…20여분 총격
“칠레 출신” 답하자 풀어주기도
2명 자살폭탄…1명은 경찰에 사살 바타클랑 콘서트홀은 올해 1월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 알카에다로부터 공격을 받은 시사만평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사무실에서 200m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는 바타클랑에서 유대인 단체의 정기적인 회의나 축제가 열렸던 까닭에, 이곳이 이슬람주의 단체의 공격 표적이 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13일 밤, 이 콘서트홀에서는 미국 캘리포니아 출신 록 밴드 ‘이글스 오브 데스메탈’의 공연이 한창이었다. 1998년부터 활동을 시작한 이 그룹은 네번째 앨범을 내놓고 유럽 투어 공연에 나선 참이었다. 최대 1500명이 들어갈 수 있는 공연장 표는 모두 팔린 상태였다. 콘서트홀 안에는 1000여명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공연이 1시간가량 이어진 9시40분, 폴크스바겐 폴로에서 내린 괴한 3명이 AK-47 소총을 쏘면서 콘서트홀로 들이닥쳤다. 괴한 중 한명은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라고 외쳤다. 음악에 취해 있던 관객들은 눈앞의 위협을 쉽게 알아채지 못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생존자는 위성방송 <프랑스24>에 “음악을 듣고 있던 중에 갑자기 총성이 들렸다. 정말 (총을 쏘고 있다고) 믿지 못했다.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고 의자 뒤로 숨기 시작했다. 그때서야 공연장을 빠져나가야 한다고 깨달았다”고 말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셀리아 카즈노브는 <가디언>에 “그들은 전문적이었다. 끊임없이 총을 재장전하며 사격을 이어갔다”며 “휴대전화를 꺼내는 사람은 모두 즉시 죽임을 당했다. 테러범의 주의를 끌지 않으려고 애썼다”고 말했다. 그와 함께 온 뱅자맹 카즈노브는 테러가 발생한 시각 콘서트홀 1층에서 빠져나가지 못한 채 페이스북에 급박한 상황을 외부에 알리려 했다. 그는 “나 아직 극장 안이야. 많이 다쳤어. 최대한 빨리 진압이 필요해. 아직 생존자들이 있어. 한명씩 한명씩 전부 다 처형하고 있어. 1층 빨리”라고 적었다. 이 과정에서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구한 경우도 있었다. 콘서트홀에 있었던 칠레 국적의 다비트 괴팅거(23)는 무장 괴한이 자신에게 총을 겨눴으나 곧바로 쏘지 않았고 대신 “신을 믿는지 물었고, 믿는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괴한은 그가 프랑스인인지 물었으나 칠레 출신이라고 답하자 풀어줬다고 했다. 0시20분, 경찰특공대가 극장 안을 급습하자 테러범 2명은 몸에 두른 조끼를 폭발시켜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1명은 경찰에 의해 사살됐다. 비샤지구에서 총격을 피해 살아남은 이탈리아인 에밀리오 마키아는 <에이피>(AP) 통신에 “한 소녀가 자신이 살고 있던 건물 문을 열고 우리를 피신시켰다. (그곳에서) 다른 10~15명과 함께 숨어 있었다”고 다급했던 순간을 떠올렸다. 괴한들은 9시36분 샤론 거리에 위치한 식당을 향해서도 총을 겨눴고, 테라스에 앉아 있던 시민 등 최소 19명이 목숨을 잃었다. 총격이 휩쓸고 간 직후 샤론 거리에 도착한 세바스티앵 자그로는 “머리에 총상을 입고 맥주가 놓여진 탁자 위로 쓰러져 있는 여성과 아내가 죽었다며 울고 있는 남성을 보았다”고 말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괴한 3명 난입…20여분 총격
“칠레 출신” 답하자 풀어주기도
2명 자살폭탄…1명은 경찰에 사살 바타클랑 콘서트홀은 올해 1월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 알카에다로부터 공격을 받은 시사만평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사무실에서 200m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는 바타클랑에서 유대인 단체의 정기적인 회의나 축제가 열렸던 까닭에, 이곳이 이슬람주의 단체의 공격 표적이 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13일 밤, 이 콘서트홀에서는 미국 캘리포니아 출신 록 밴드 ‘이글스 오브 데스메탈’의 공연이 한창이었다. 1998년부터 활동을 시작한 이 그룹은 네번째 앨범을 내놓고 유럽 투어 공연에 나선 참이었다. 최대 1500명이 들어갈 수 있는 공연장 표는 모두 팔린 상태였다. 콘서트홀 안에는 1000여명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공연이 1시간가량 이어진 9시40분, 폴크스바겐 폴로에서 내린 괴한 3명이 AK-47 소총을 쏘면서 콘서트홀로 들이닥쳤다. 괴한 중 한명은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라고 외쳤다. 음악에 취해 있던 관객들은 눈앞의 위협을 쉽게 알아채지 못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생존자는 위성방송 <프랑스24>에 “음악을 듣고 있던 중에 갑자기 총성이 들렸다. 정말 (총을 쏘고 있다고) 믿지 못했다.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고 의자 뒤로 숨기 시작했다. 그때서야 공연장을 빠져나가야 한다고 깨달았다”고 말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셀리아 카즈노브는 <가디언>에 “그들은 전문적이었다. 끊임없이 총을 재장전하며 사격을 이어갔다”며 “휴대전화를 꺼내는 사람은 모두 즉시 죽임을 당했다. 테러범의 주의를 끌지 않으려고 애썼다”고 말했다. 그와 함께 온 뱅자맹 카즈노브는 테러가 발생한 시각 콘서트홀 1층에서 빠져나가지 못한 채 페이스북에 급박한 상황을 외부에 알리려 했다. 그는 “나 아직 극장 안이야. 많이 다쳤어. 최대한 빨리 진압이 필요해. 아직 생존자들이 있어. 한명씩 한명씩 전부 다 처형하고 있어. 1층 빨리”라고 적었다. 이 과정에서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구한 경우도 있었다. 콘서트홀에 있었던 칠레 국적의 다비트 괴팅거(23)는 무장 괴한이 자신에게 총을 겨눴으나 곧바로 쏘지 않았고 대신 “신을 믿는지 물었고, 믿는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괴한은 그가 프랑스인인지 물었으나 칠레 출신이라고 답하자 풀어줬다고 했다. 0시20분, 경찰특공대가 극장 안을 급습하자 테러범 2명은 몸에 두른 조끼를 폭발시켜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1명은 경찰에 의해 사살됐다. 비샤지구에서 총격을 피해 살아남은 이탈리아인 에밀리오 마키아는 <에이피>(AP) 통신에 “한 소녀가 자신이 살고 있던 건물 문을 열고 우리를 피신시켰다. (그곳에서) 다른 10~15명과 함께 숨어 있었다”고 다급했던 순간을 떠올렸다. 괴한들은 9시36분 샤론 거리에 위치한 식당을 향해서도 총을 겨눴고, 테라스에 앉아 있던 시민 등 최소 19명이 목숨을 잃었다. 총격이 휩쓸고 간 직후 샤론 거리에 도착한 세바스티앵 자그로는 “머리에 총상을 입고 맥주가 놓여진 탁자 위로 쓰러져 있는 여성과 아내가 죽었다며 울고 있는 남성을 보았다”고 말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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