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선투표서 예상 깨고 ‘0석’ 완패
사회·공화당 후보단일화에 밀려
기존 정치질서 벽 넘는 데 실패
사회·공화당 후보단일화에 밀려
기존 정치질서 벽 넘는 데 실패
프랑스 지방선거 1차 투표에서 사상 최고로 득표했던 국민전선(FN)이 결선투표에서 한석도 건지지 못하고 완패했다.
13일 치러진 프랑스의 광역지방자치체인 13개 레지옹 단체장 선거에서 중도우파 야당 공화당이 7석, 중도좌파 집권 사회당이 5석을 차지했다. 나머지 1석은 코르시카의 민족주의 세력 정당에게 돌아갔다.
지난 6일 치러진 1차 투표 당시 6개 레지옹에서 선두를 차지했던 국민전선은 결선투표에서 사회당과 공화당의 후보단일화에 밀려 한석도 얻지 못했다. 결선투표에 앞서 사회당 쪽은 국민전선 후보의 당선 저지를 위해 3위를 한 사회당 후보의 사퇴를 밝혔다. 반 국민전선 성향의 유권자들도 결선투표에서 2위를 한 공화당이나 사회당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는 전략적 투표를 했다.
국민전선의 대표적인 후보인 마린 르펜 대표와 그의 조카 마리옹 마레샬 르펜은 1차 투표에서 40%가 넘는 득표율로 1위를 했으나, 결선투표에서 사회당 후보들의 사퇴로 공화당 후보에게 패배했다. 북부의 노르파드칼레피카르드 레지옹에 출마한 르펜 대표는 42.2%를 얻는데 그쳐, 57.8%을 획득한 공화당 후보에게 큰 표차로 졌다. 남부의 프로방스알프코트다쥐르 레지옹에 출마한 마리옹 마레샬 르펜도 45.2%을 얻어, 54.8%를 얻은 공화당 후보에게 완패했다. 사회당이 20년 동안 집권했던 파리 레지옹에서는 공화당이 승리했다.
지난 11월 파리 테러 이후 처음으로 치러진 선거인 이번 레지옹 선거에서 국민전선은 반 이민정서 등을 업고 약진했으나, 기존 정치질서의 벽을 넘는 데는 실패했다. 르펜 대표는 국민전선을 권력에서 배제하기 위해 힘을 합친 주류 정당들 때문에 패배했다며 국민전선과 지지자들은 “거짓말과 허위 정보를 동원한 가장 비열한 선거운동으로 선거권이 박탈됐다”고 비난했다.
국민전선이 이번 선거에서 한석도 얻지 못했으나, 유권자 사이에서 지지율을 계속 올리는 잠재력을 보여줬다. 르펜 대표는 이번 선거를 통해서 오는 2017년 대통령 선거의 강력한 후보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사회당 정부의 마뉘엘 발스 총리는 “극우세력이 조성하는 위험이 사라진 것이 아니다”고 우려했다. 대통령을 지낸 니콜라 사르코지 공화당 대표는 “프랑스를 우려케 하는 것에 대해 깊이 토론할 시간”이라며, 프랑스 국민 사이에 퍼진 안보 우려, 실업, 유럽연합에 대한 불만 등을 지적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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