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경찰 내부 메모 입수
2014년과 지난해 음악축제때
난민출신 남성들 여성에 성폭력
“우파에 이용될까봐” 은폐 시사도
2014년과 지난해 음악축제때
난민출신 남성들 여성에 성폭력
“우파에 이용될까봐” 은폐 시사도
스웨덴 경찰이 ‘스웨덴판 쾰른 성폭력’ 사건을 은폐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스웨덴은 유럽 국가 중에서 시리아 난민한테 가장 먼저 영주권을 제공할 만큼 난민 수용에 적극적이었던 나라였기 때문에, 이번 사건은 유럽의 난민 수용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스웨덴 일간 <다겐스 뉘헤테르>는 11일 경찰 내부 메모를 입수해, 2014년과 지난해 ‘우리는 스톡홀름인’ 축제 때 난민 출신으로 보이는 남성들이 여성들에게 성폭력을 가한 일이 있었지만 경찰이 이를 발표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우리는 스톡홀름인’은 스톡홀름에서 여름에 열리는 음악축제로, 청소년 참석자가 많으며 가해자와 피해자 역시 청소년이 많았다.
메모에 따르면, 지난해 축제 이후 스웨덴 경찰은 50여명이 성폭력과 폭력을 행사한 혐의가 있다고 보고 조사했다. 경찰이 상부에 상황을 전하기 위해 작성한 이 메모에는 “(가해자들은) 주로 아프가니스탄 출신의 난민 청년들”이라고 되어 있다. 당시 경찰은 닷새 동안 젊은 남성 200명을 축제 현장에서 쫓아냈다. 그러나 경찰은 축제 뒤 누리집에 “축제 참가 인원에 견주면 상대적으로 적은 범죄 사실이 있었고 일부를 체포했다”고만 밝혔다. 2014년 축제 현장에서 성범죄자 검거 작전을 지휘했던 경찰 간부인 페테르 오그렌은 <다겐스 뉘헤테르>에 “우리는 (반이민 우파 정당인) 스웨덴민주당(SD)에 이용될까 봐 진짜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말하지 않기도 한다”며 사건이 은폐됐을 수 있음을 내비쳤다.
행사 주최 쪽은 해마다 축제 현장에서 성범죄는 발생했지만 2014년부터 양상이 달라졌다고 했다. 2014년부터는 가해자들이 범행 대상을 고른 뒤, 피해자를 에워싸 범죄를 저지르는 양상을 띠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언론의 폭로 뒤 2014년 축제 때 성폭력 혐의 사건이 18건, 지난해에는 20건이 있었다고 밝혔다. 스테판 뢰벤 총리는 이번 의혹이 피해 여성에 대한 “이중의 배신”이라고 말했다.
쾰른 성폭력 사건으로 난민에 대한 여론이 나빠진 독일에서는 올해 들어 오스트리아로 돌려보내는 이주민이 급증했다고 오스트리아 정부가 밝혔다. 영국 <비비시>(BBC) 방송은 11일 독일이 올해 오스트리아로 돌려보내는 이주민이 하루 200명으로 지난달 60명 수준에서 세 배 넘게 늘었다고 전했다. 독일은 아프간, 모로코, 알제리 출신을 많이 돌려보내고 있다.
한편, 독일 경찰은 쾰른 성폭력 사건 용의자로 19명을 조사하고 있는데, 이중 14명은 모로코와 알제리 출신이다. 10명은 난민 신청자였고, 9명은 불법 입국자였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