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위협에 집단방위 의지 내비쳐
병력 순환배치…올봄 구체안 논의
러시아 대사 “군사적 대응 불가피” 경고
병력 순환배치…올봄 구체안 논의
러시아 대사 “군사적 대응 불가피” 경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러시아의 위협에 대비한다며 동유럽 지역의 군사력 증강을 추진하기로 했다.
나토는 10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국방장관 회의에서 동유럽의 군사력 증강에 합의했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옌스 슈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은 “병력을 동유럽 회원국에 상시주둔하는 대신 (신속대응군을) 순환배치하는 방식을 택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슈톨텐베르크 사무총장은 동유럽 전력 증강에 대한 구체적인 안이 올 봄에 논의될 것이라며 세부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아에프페>(AFP) 통신은 이름을 밝히지 않은 나토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순환배치되는 신속대응군 규모가 3000~6000명 정도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신속대응군이 순환배치되는 동유럽 국가는 발트3국(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과 폴란드, 루마니아, 불가리아로 예상된다. 나토는 오는 7월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리는 정상회의에서 동유럽의 전력 증강안 계획을 최종 승인할 예정이다. 슈톨텐베르크 사무총장은 이 증강안이 “나토의 집단방위 의지를 보여주는 강력한 신호”라며 “한 동맹국에 대한 공격은 전체 동맹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된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2014년 크림반도를 합병하고 이후 우크라이나에서 내전이 벌어진 뒤부터 나토의 동유럽 회원국들을 중심으로 러시아 위협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폴란드 등은 나토군의 폴란드 상시주둔까지 주장했다. 나토도 지난해 6월 국방장관 회의에서 신속대응군 규모를 기존 1만3000명에서 4만명으로 늘리고, 5000명 규모의 초신속대응군을 창설하기로 합의해 전력 증강의 밑바탕을 만들었다. 미국은 올해 유럽 관련 국방예산을 지난해보다 4배 늘린 340억달러로 책정하고 의회에 승인을 요청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오히려 나토의 확장이 러시아 안보에 대한 위협 요소라고 반박하고 있다. 지난 7일 알렉산드르 그루시코 나토 주재 러시아 대사는 나토가 동유럽 병력을 증강한다면 “(러시아도) 군사 기술적 대응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경고했다. 그루시코 대사는 “러시아는 안보 문제에 대해서 타협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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