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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유럽 은행 위기론 심상찮다

등록 2016-02-16 20:04

연초부터 대형은행 주가 폭락
마이너스 금리에도 경기회복 불투명
ECB 노력 불구 큰 성과 못거둬
유럽에서는 계속되는 경기 부진에 마이너스 금리 여파까지 겹치면서 은행 위기설이 피어오르고 있다.

유럽 대형은행들의 주가는 새해 들어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독일의 도이체방크는 12일 기준으로 연초 대비 주가가 26% 내렸다. 같은 기준으로 프랑스의 소시에테제네랄은 31%, 스위스의 크레디스위스는 35.2%나 주가가 폭락했다.

유럽의 은행 위기설이 나오는 근본적인 이유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해 초부터 양적완화를 시행하며 경기 부양에 나섰지만 경기 회복이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점에 있다. 유럽중앙은행은 지난해 12월 예금금리를 기존 -0.2%에서 -0.3%까지 낮췄지만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투자회사인 무어유럽캐피털매니지먼트의 전략가인 진 프리다는 <파이낸셜 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대출 수요가 충격을 받아 줄고, 예대마진도 압력을 받아 은행 수익에도 영향을 미쳤다”며 은행 위기의 배경을 설명했다. 유럽중앙은행은 유로존(유로를 쓰는 유럽 19개국)의 물가가 충분히 오르지 않고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으로 접어들 수도 있는 상황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특히, 투자자들 사이에 남유럽 은행들에 대한 우려가 크다. 지난해 11월 이탈리아 정부는 지방 중소은행 4곳을 구제했는데, 이 과정에서 이 은행의 채권에 투자하거나 예금을 갖고 있는 기관 및 개인 투자가들도 손실을 부담하도록 했다. 이탈리아 정부가 이런 조처를 취한 이유는 유럽연합이 새로 마련한 채권자손실분담제도(bail in)에 따른 것이었다. 납세자들 돈으로 부실 은행에 구제금융을 주기 앞서 은행 채권자들이 기관 및 개인을 가릴 것 없이 손실을 부담해야 한다.

하지만 이 조처를 시행하면서 개인 투자자 1명이 은행에 예금을 맡긴 거의 전재산을 날릴 위기에 처하자 자살하는 사태까지 일어났다. 수백명이 거리에 나와 시위를 벌였다. 포르투갈도 지난해 12월 부실이 발생한 은행에 대해서 기관 투자자가 더 많은 손실을 부담하게 했는데, 이 때문에 은행 채권에 투자하는 기관 투자자들이 남유럽 은행에 대한 투자가 위험하다고 여긴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은 전했다.

유럽중앙은행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펼쳤지만 경기 부양에 별 효과를 보지 못한다는 의견도 있다. 스위스 루체르너칸토날방크의 베노 갈리커는 <블룸버그>에 “금리가 거의 제로(0)에서 왔다갔다하는 상황에서 중앙은행이 더이상 무엇을 할 수 있을지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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