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이 500유로(약 68만원) 지폐를 퇴출시킬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 총재는 15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유럽의회 의원들에게 한 연설에서 “고액권 지폐가 범죄에 악용되는 경우가 많다는 일반적 의견이 있다”며 “이런 맥락에서 우리는 조처를 취할지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전했다. 드라기 총재가 500유로 지폐의 발행 및 유통을 중단하겠다고 확실히 밝히지는 않았다. 하지만 <파이낸셜 타임스>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유럽중앙은행 내부에서 이 지폐의 유통을 중단하기로 내부적으로 비공식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주 유럽연합 재무장관들은 테러 방지를 위해서 유로 화폐 중 최고액권인 500유로 지폐의 유통을 중단해야 한다고 유럽중앙은행에 촉구했다. 그러나 독일을 중심으로 이에 대한 반대도 만만치 않다. 독일에서는 과거 전체주의 정권에 대한 경험 때문에 사생활 보호에 민감하고, 이 때문에 고액 현금거래가 활성화되어 있다.
또한, 유럽중앙은행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더 밀어붙이기 위해 고액권 유통을 중단하려 한다는 시각도 있다.
조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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