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영국 ‘브렉시트’ 리스크
장중 2.4% ‘급락’…1.4058달러까지
영 탈퇴 막기 위한 EU 합의안 불구
집권 보수당 싸늘…절반 이상 “탈퇴”
신평사들 “신용등급 강등” 내비쳐
찬반여론 팽팽…추가 하락 가능성도
장중 2.4% ‘급락’…1.4058달러까지
영 탈퇴 막기 위한 EU 합의안 불구
집권 보수당 싸늘…절반 이상 “탈퇴”
신평사들 “신용등급 강등” 내비쳐
찬반여론 팽팽…추가 하락 가능성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우려에 영국 파운드가 7년 만에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브렉시트를 막기 위해 유럽연합과 타결한 합의안에 대해서 집권 보수당 의원들의 상당수가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파운드 가치는 22일 장중 한때 2.4% 하락한 1.4058달러까지 떨어져, 2009년 3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후 1.41달러 수준을 회복했으나, 연초 대비로 계산해보면 4% 이상 하락했다. 23일 도쿄에서도 파운드는 오후 2시57분 기준으로 158.75~158.82엔에 거래돼 전날 대비 0.82% 가치가 하락했다.
앞서 19일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막기 위한 유럽연합 개혁안을 다른 회원국들과 합의한 뒤, 브렉시트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6월23일 실시한다고 밝혔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보수당 소속 의원 331명 중 최소 절반 이상은 브렉시트에 찬성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대표적인 인물이 보수당 내에서 차기 당권을 노리는 주자인 보리스 존슨 런던 시장이다. 존슨 시장은 국민투표에서 유럽연합 탈퇴가 결정되면 이 결과를 두고 유럽연합과 재협상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재협상을 해서 유럽연합에서 더 유리한 조건을 받아낼 수 있다는 논리다.
이에 대해 캐머런 총리는“이혼 절차를 밟고 있는 부부를 주변에서 본 적이 있다. 하지만 혼인서약을 새로 하기 위해서 이혼 절차를 밟는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며 존슨 시장의 논리가 엉터리라고 비난했다. 캐머런 총리는 “존슨 시장이 차기 총리가 되기 위한 목적만으로 브렉시트에 찬성하고 있다”고도 비판했다.
국제 신용평가 회사들도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영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무디스는 “(영국이 유럽연합에서 탈퇴로 치러야 할) 비용이 경제적 혜택보다 클 것”이라고 밝혔다. 피치도 브렉시트는 영국에서 “중요한 장기적 위험 요소”라며 “영국의 신용등급을 재평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파운드 가치는 앞으로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영국인들의 브렉시트 찬반 여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기 때문에, 투표 전까지는 결과를 속단하기 어렵다.
프랑스 은행인 소시에테제네랄의 키트 주크스는 “국민투표 전날까지는 파운드의 추가 약세가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논란이 격렬해질 것이고 불확실성이 신뢰를 손상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전했다. 외환 중개업체인 에프엑스프로(fxpro)의 선임 경제학자인 시몬 스미스는 <비비시>(BBC) 방송에 “투자자들은 브렉시트를 좋다고도 나쁘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문제는 불확실성이다”고 말했다.
미국의 금리인상도 파운드의 가치 하락 요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최근 몇년간 제로금리를 유지하면서 금리 인상 신호를 보내다가 지난해 연말에 인상을 단행했지만, 영국 중앙은행은 금리를 인상하지 않았다. <비비시>는 이 때문에 파운드는 달러에 견줘 투자 매력이 떨어졌고, 2014년 7월1일 파운드당 1.7165달러를 기록한 이후 하락세를 지속해왔다고 지적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데이비드 캐머런(오른쪽) 영국 총리가 22일 영국 하원에 출석하기 위해 총리 관저를 떠나고 있다. 그는 하원에서 “‘브렉시트’는 영국의 번영과 안보를 위협할 것”이라며 유럽연합에 잔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런던/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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