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북부 마케도니아와 접경 지역인 이도메니에서 북유럽으로 넘어가려다 국경 봉쇄로 발이 묶인 난민들이 6일 땔감나무 보급 트럭으로 몰려들고 있다. 현재 이도메니와 인근 난민캠프에는 2만여명의 난민과 이주 희망자들이 머물고 있다. 이도메니/AP 연합뉴스
난민 유입경로 원천봉쇄 추진
터키에 ‘대규모 강제송환’ 촉구
나토는 해상 봉쇄작전 첫 참여
독일 메르켈 총리는 “폐쇄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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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는 해상 봉쇄작전 첫 참여
독일 메르켈 총리는 “폐쇄 반대”
유럽연합(EU)이 난민 유입 경로를 원천봉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유럽 군사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는 터키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바닷길인 에게해에서 불법 입국을 차단하는 해상경계 작전을 강화하기로 했다. 비교적 관대했던 이주민 정책이 급반전하면서 시리아, 이라크 등 분쟁지역을 탈출했던 난민들이 갈 곳을 잃거나 되돌아갈 수밖에 없는 사태가 벌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유럽연합은 7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정상회담을 열어, 발칸 반도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국경을 폐쇄하기로 했다고 <아에프페>(AFP) 등 외신들이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유럽연합 28개국은 또 유럽으로 들어오는 육상 관문인 터키에 ‘경제적 이유’의 이주자들을 본국으로 되돌려보내는 ‘대규모 추방’ 프로그램을 받아들이라고 촉구했다. 유럽연합의 한 외교관은 며칠 안에 발칸 경로를 폐쇄하고 난민들의 유럽연합 입국심사 면제를 종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유럽연합은 또 지난해 11월 터키에 재정 지원을 받는 대신 난민 유입을 억제하기로 한 합의를 확실히 이행하라고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터키를 거쳐 유럽에 들어간 난민과 이주자가 100만명을 넘었고, 올해 들어서도 터키에서 그리스의 섬에 도착한 난민이 12만명을 넘어섰다. 터키는 남쪽으로 시리아와 접경국인데다 에게해를 사이로 그리스와 마주하고 있다.
나토는 6일 그리스와 터키 영해에 군함들을 파견하고 유럽연합 국경관리기구인 프론텍스와 협력해 밀입국을 막는 작전을 확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헬기 이착륙이 가능한 수륙양용 함정을 에게해에 파견해 독일·캐나다·터키·그리스 해군과 합동작전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군사기구인 나토가 난민 봉쇄작전에 참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최대 난민수용국인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정상회담에 앞서 “국경을 폐쇄해 난민 유입을 막는 것에 반대한다. 터키와 함께 난민 유입을 줄일 지속가능한 방법을 찾자”라고 말했다.
터키에선 하루 평균 2000명 가까운 난민들이 고무보트를 타고 그리스로 향하면서 조난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터키 해안경비대는 6일 주검 25구를 수습했다. 그리스 해안경비대도 이날 하루에만 익사 위기에 빠진 난민 406명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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