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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유럽중앙은행 ‘돈 풀기’ 약발 몇시간도 못갔다

등록 2016-03-11 19:35수정 2016-03-11 22:25

금리 인하·추가 양적완화 발표
시장 환호하며 주가 급등
드라기 추가 금리 인하 난색에
주가 하락세로 돌아서
부양정책 실탄 소진 우려 커져
오랜 경기침체 속에서 중앙은행들이 경기부양을 위한 정책 실탄이 소진됐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추가적인 마이너스 금리 등 기대 이상의 대대적 부양책을 내놓았다. 오히려 시장은 유럽중앙은행에 추가 부양책의 여력이 없다며 싸늘하게 돌아섰다.

유럽중앙은행(ECB) 기준금리 추이
유럽중앙은행(ECB) 기준금리 추이
유럽중앙은행은 10일(현지시각)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05%에서 0.00%로 내렸다. 또 상업 은행들이 이 은행에 맡길 때 주는 예탁금리는 -0.30%에서 -0.40%, 한계대출금리는 0.30%에서 0.25%로 주요 금리 3개를 인하하며 마이너스 금리를 더 밀고 나갔다. 양적완화를 통한 돈풀기도 공격적으로 확대했다. 채권 매입을 월 600억유로에서 800억유로로 늘리고 회사채도 매입 대상에 포함했다. 상업 은행들을 위한 금리 0~0.4%의 4년 만기 대출 프로그램도 내놓았다. 상업 은행들이 예금 수신보다 대출을 더 해주면 그 돈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기대 이상의 대규모 경기 자극책이다. 시장은 환호하며 주가가 급등했으나, 마리오 드라기 총재의 한마디에 곧 폭락했다. 드라기 총재는 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이번 조처가) 은행 시스템에 아무런 영향도 주지 않고 우리가 마이너스 금리를 원하는만큼 밀고 나갈 수 있음을 의미하는가?”고 자문한 뒤 “그 대답은 ‘아니다’”고 말했다. 은행들에 미칠 영향을 고려치 않고 추가로 금리를 내리는 것을 현재로서는 기대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이다.

유럽중앙은행의 부양책 발표 뒤 달러 대비 1.0822유로까지 떨어졌던 유로화는 다시 1.1218달러까지 치솟앗다. 외환거래 역사상 하루 변동폭이 가장 큰 날 중 하나였다. 유럽 증시들도 부양책 발표 뒤 상승세를 보이다가 곧 내림세로 돌아섰다. 프랑크푸르트 증시는 2.3%, 파리 증시는 1.7%, 영국 런던 증시는 1.8%가 내렸다.

“그들은 시장에 선물을 줬다가 한시간만에 빼앗아 갔다.” 한 투자 매니저가 <월스트리트저널>에게 한 말이다. 신문은 “(유럽중앙은행의 이 조처는) 아마도 주로 금융시장에게만 계속 이득을 주겠지만, 저성장과 낮은 인플레이션을 바꾸는데는 아무 것도 못할 것이다”는 전문가들의 견해를 전했다. 지금까지 나온 모든 부양책들이 경기침체를 좀처럼 타개하지 못하고, 자산 시장만 더 자극적인 통화완화정책을 원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될거라는 비관론이다. 이날 시장이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보지 못하자, 싸늘하게 돌아선 배경이다.

주요 언론들은 유럽중앙은행을 포함한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수년간의 통화 완화책 뒤에도 둔화하는 성장과 낮은 인플레를 타개할 도구를 여전히 지니고 있는지 의문을 표했다. 중앙은행들의 중앙은행이라고 할 수 있는 국제결제은행은 지난 5일 중앙은행들의 부양책이 과거에 비해 금융시장에서 견인력이 약하다고 경고했다.

드라기 총재는 “우리는 실탄이 부족하지 않음을 보여왔다”며 추가적인 정책 여력이 있음을 자신했다. 유럽중앙은행이 추가 금리인하 없이도 채권 매입을 확대하거나 연장할 수 있는 여력이 남아있음은 전문가들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경제분석가들은 빠르게 악화되는 경기 전망을 감안하면 유럽중앙은행은 새로운 경기부양책을 곧 발표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지적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 등은 전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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