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스라 마르디니. 사진 AP 연합뉴스
시리아 수영 유망주 마르디니
작년 그리스 거쳐 독일 도착
IOC ‘난민팀’ 후보선수에 포함
6월 선수로 최종 선발될지 관심
작년 그리스 거쳐 독일 도착
IOC ‘난민팀’ 후보선수에 포함
6월 선수로 최종 선발될지 관심
지난해 여름엔 살기 위해 바다를 헤엄쳐 건넜다. 하지만 올해 여름엔 올림픽 수영장에서 선수 자격으로 역영을 할지 모른다.
올림픽 사상 첫 ‘난민팀’ 소속 수영선수로 출전을 준비 중인 시리아 소녀 유스라 마르디니(18)의 이야기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올 여름 열리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경기에 사상 처음으로 난민팀을 꾸리기로 했는데, 난민팀 후보 선수 43명 중에 마르디니가 포함되어 있다고 밝혔다고 미국 공영방송 <엔피아르>(NPR) 등이 20일 전했다.
올림픽위는 이달 초 난민 문제가 국제문제로 떠오른 현실을 고려해 난민 중에서도 선수를 따로 뽑아서 올림픽 출전 자격을 주기로 했다. 난민팀 선수는 개막식 때 올림픽 깃발 아래 입장하며, 각국 국가대표 선수들과 동등한 대우를 받는다.
마르디니는 원래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출신의 수영 유망주였다. 내전 때문에 제대로 된 훈련을 받기 어려웠다. “폭탄을 맞은 수영장 천정엔 구멍이 나 있었다. 뚫린 구멍 사이로 하늘이 보였다”고 회상했다. 지난해 8월 초 언니와 함께 유럽으로 가는 난민 대열에 합류했다. 처음엔 레바논을 거쳐서 터키로 갔다. 이어 터키에서 브로커를 통해 배를 타고 에게해를 건너 그리스로 가기로 했다. 첫 시도에서는 터키 연안경비대 단속에 걸려 실패했다. 두번째 시도에서는 작은 고무보트에 탔다. 그런데 배에 탄 사람이 20명으로 배 수용인원을 크게 초과했다. 출발 30여분 뒤 바람이 거세게 불자 배가 뒤집혀 가라앉을 것 같았다. 무게를 줄여야 했다. 난민들이 짐을 모두 버렸지만 그래도 배가 위험했다. 무게를 더 줄이기 위해 수영을 할 줄 아는 마르디니를 포함한 3명이 바다로 뛰어들었다. 마르디니는 3시간 반을 헤엄쳐 겨우 그리스 레스보스섬에 도착했다. 수영선수였지만 그는 그 뒤 바다 수영을 싫어하게 됐다.
마르디니는 그리스에서 다시 마케도니아 등을 거쳐 독일에 도착했다. 올림픽위는 오는 6월 난민팀 후보 선수 43명 중에서, 난민 자격 획득과 경기 기록을 검토한 뒤 5~10명을 최종 출전 선수로 선발할 예정이다. 지역 수영 클럽에서 출전을 준비 중인 마르디니는“물에서는 난민, 시리아인, 독일인은 아무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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