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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발칸 학살자’ 카라지치 40년형 선고

등록 2016-03-25 19:48수정 2016-03-25 19:48

보스니아 내 세르비아인들의 정치 지도자였던 라도반 카라지치가 23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유고전범국제재판소(ICTY)에서 보스니아 내전 당시 집단학살 지시 혐의 등으로 자신에게 징역 40년형이 선고되는 것을 듣고 있다.  헤이그/AP 연합뉴스
보스니아 내 세르비아인들의 정치 지도자였던 라도반 카라지치가 23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유고전범국제재판소(ICTY)에서 보스니아 내전 당시 집단학살 지시 혐의 등으로 자신에게 징역 40년형이 선고되는 것을 듣고 있다. 헤이그/AP 연합뉴스
유고전범재판소, 10개 혐의에 ‘유죄’
기소 21년만의 단죄…항소뜻 밝혀
‘발칸의 학살자’ 라도반 카라지치(70)가 기소된 지 21년 만에 마침내 국제 사회의 단죄를 받았다. 국제유고전범재판소(ICTY)는 24일 네덜란드 헤이그 법정에서 보스니아 세르비아인들의 정치 지도자로 보스니아 내전 당시 인종청소를 한 카라지치에 대해 40년형을 선고했다.

카라지치는 대량학살, 인권침해 등 11개 혐의로 기소돼, 10개 혐의에 대해 유죄를 선고받았다. 1995년 보스니아 동부 스레브레니차의 무슬림 남성 8000명의 학살을 지시한 혐의, 그리고 40개월 이상 보스니아 수도 사라예보에 포격을 가하고 이 지역을 봉쇄해 민간인 약 1만 명을 숨지게 한 혐의에 대해 유죄가 인정됐다.

카라지치 관련 주요 일지
카라지치 관련 주요 일지
카라지치는 1993년 창립된 유고전범재판소가 지금까지 단죄한 인물 중 가장 거물급이다. 이 재판소는 1945년 나치 전범들을 재판하기 위해 설립한 뉘른베르크 재판소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로 설립한 첫 국제전범재판소다. 보스니아 내전은 옛 유고연방의 일부였던 보스니아가 연방에서 분리독립하겠다고 선언하자, 보스니아 인구의 35%를 차지하던 세르비아계가 반발하며 벌어졌다.

정신과 의사 출신인 카라지치는 분리독립 선언 뒤 정계에 발을 담근 뒤, 세르비아계가 만든 나라인 스르프스카공화국의 대통령으로 올라섰다. ‘발칸의 도살자’라는 별명으로 유명했던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초대 세르비아 대통령의 지원을 받아 보스니아 내 무슬림과 크로아티아계 학살을 주도했다. 밀로셰비치는 재판 도중인 지난 2006년에 숨져 법의 단죄를 받지는 않았다.

카라지치는 1995년 7월 기소됐지만 13년동안 모습을 감춰 재판이 진행되지 못했다. 2008년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붙잡혔는데 도피 생활동안 대체의학 전공의 행세를 하면서 잡지에 기고까지 하며 생활했다. 카라지치는 판결 뒤 항소 의사를 밝혔다.

제이드 라드 알 후세인 유엔 인권 최고대표는 성명을 통해 “이번 판결은 대량 학살과 파괴의 구조를 밝혀낸 매우 중요한 판결”이라고 환영했다. 카라지치 재판이 첫 성과를 냈지만 보스니아 내전의 상처는 여전하다. 이날 스레브니차 집단 학살 사건 때 아들을 잃은 한 유족은 <뉴욕타임스>에 “카라지치가 일반 군인 정도의 형량만 선고받았다”며 “종신형을 받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세기의 재판을 담당한 권오곤 재판장은 한국 출신으로, 2001년 유고국제전범재판소 상임 재판관이 됐으며, 2009년부터 카라지치 재판을 지휘해왔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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