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 사진 EPA 연합뉴스
현실이 된 종이신문의 위기
발행부수 10분의 1로 줄어
러 기업에 ‘1파운드 매각’ 뒤에도
“연 2500만 파운드씩 적자”
온라인 전용 매체로 새출발
발행부수 10분의 1로 줄어
러 기업에 ‘1파운드 매각’ 뒤에도
“연 2500만 파운드씩 적자”
온라인 전용 매체로 새출발
한때 대표적 독립언론으로 꼽혔던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26일치(현지시각) 주말판 인쇄를 끝으로 종이신문 발행을 중단하고 온라인 전용 매체로 새 출발 했다.
<인디펜던트>는 이날 마지막 인쇄판의 1면에 빨간 고딕체 글씨로 ‘인쇄를 멈추다(STOP PRESS)’(사진)라고 쓴 표지를 붙이고, 아래에는 “여기에서 그에 대한 모든 것을 읽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 인쇄판(1986~2016)”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인디펜던트>의 모기업인 이에스아이(ESI)미디어는 누적적자를 이유로 종이신문 발행을 중단하고 온라인 서비스만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인디펜던트>는 ‘30년 동안의 전쟁’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오늘 윤전기는 멈췄고, 잉크는 마르고, 종이는 더이상 접히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한 장이 끝나면 새로운 장이 열린다. <인디펜던트>의 정신을 계속 꽃피울 것”이라고 적었다.
<인디펜던트>는 1986년 “소유주의 영향력에서 벗어난 독립언론”을 표방하며 기자 3명이 중심이 돼 창간한 신문으로, 1면을 포스터처럼 만들고 사진을 과감하게 사용하는 획기적인 편집으로 유명했다. 창간 3년 만에 발행부수가 40만부를 넘어서며, 중도좌파 성향의 권위지인 <가디언>과 함께 영국 정론지의 쌍벽을 이뤘다. 그러나 미디어 환경의 급변 속에서 우리사주 형태의 신문 경영은 녹록지 않았고 적자가 쌓여갔다. 이로 인해 최근에는 발행부수가 전성기의 10분의 1 수준인 4만부까지 떨어졌다. 이에 2010년 이에스아이미디어의 오너인 러시아 재벌 알렉산드르 레베데프가 채무를 떠안는 조건으로 1달러에 <인디펜던트>를 인수했다. 레베데프는 마지막 인쇄판에 종이신문 발행을 중단하는 이유로 “한 해 2500만파운드(약 413억원)씩 사라졌다. 종이신문 열독자는 하루 10만명 정도였고, 온라인 독자는 50만명에 이른다”며 종이신문 인쇄 중단 이유를 밝혔다.
<인디펜던트>의 종이신문 발행 중단 소식에 많은 이들이 아쉬움을 나타냈다. 2003년 이라크 침공을 두고 <인디펜던트>와 대립했던 토니 블레어 전 총리의 미디어 담당자인 앨러스테어 캠벨은 이날 신문에 실린 인터뷰에서 “매우 슬픈 일”이라며 “<인디펜던트>는 가고, <가디언>은 감원을 하는데 (황색 상업지인) <데일리 메일>은 미쳐 날뛴다”고 말했다. <가디언>은 이날 ‘일류 신문을 애도한다’는 제목의 사설에 “인디펜던트는 정말로 훌륭한 신문이었다. 그러나 모든 뉴스 저널리즘이 디지털 혁명으로 뒤죽박죽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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