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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프랑스 총리, 노동법안 ‘표결없이 통과’ 강행

등록 2016-05-11 19:45수정 2016-05-11 22:03

10일 프랑스 의회가 노동법 개정안을 총리 포고령으로 통과시키자 의사당 밖에서 한 청년이 입에 ‘49.3’이라고 쓰인 스티커를 붙이고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 49.3은 마뉘엘 발스 총리가 노동법 개정안의 의회 표결을 피해 총리 포고령으로 발효한 법적 근거인 프랑스 헌법 제49조 3항을 뜻한다. 파리/EPA 연합뉴스
10일 프랑스 의회가 노동법 개정안을 총리 포고령으로 통과시키자 의사당 밖에서 한 청년이 입에 ‘49.3’이라고 쓰인 스티커를 붙이고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 49.3은 마뉘엘 발스 총리가 노동법 개정안의 의회 표결을 피해 총리 포고령으로 발효한 법적 근거인 프랑스 헌법 제49조 3항을 뜻한다. 파리/EPA 연합뉴스
사회당 정부, 총리 포고령으로
“실업률 낮추려면 불가피” 주장
노동계 “대통령 퇴진” 밤샘 시위
우파, 내각 불신임안 오늘 표결
“프랑스 노동자의 권리를 19세기로 되돌리는, 전례없는 퇴행이다.”

프랑스 사회당 정부가 10일 ‘친기업’ 논란이 거센 노동법 개정안을 의회 표결을 피해 총리의 특별포고령으로 통과시키자 노동계와 학생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노동법 개정안에 반대해 ‘밤샘 시위’(Nuit Debout)를 벌여온 한 활동가는 “(총리 포고령은) 이 나라 시민에 대한 모욕이다”며 비난했다. 야권의 우파 정당들은 의회에 내각 불신임안을 제출해, 12일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노동법 개정을 주도해온 마뉘엘 발스 총리는 의회에서 법안 통과를 발표하면서 “의회 토론은 우리가 도출해온 타협안을 무산시킬 우려가 있다. 정부는 의회의 소수 반대자들 때문에 벌어지는 분열과 정치적 언동이라는 실망스런 장면을 피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의회에선 여야와 좌·우파를 가리지 않고 ‘우~’하는 야유가 쏟아졌고, 의회 밖에선 수백명의 시위자들이 “진짜 민주주의는 여기에 있다”며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했다.

프랑스 노동법 개정안 주요 내용
프랑스 노동법 개정안 주요 내용

프랑스 헌법은 정부가 긴급한 상황이라고 판단할 경우 내각 회의에서 통과된 법안을 의회의 표결 없이 총리 직권으로 발표해 법적 효력을 부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번 노동법 개정안은 기업의 고용과 해고 유연화, 노동시간 연장, 초과근무 수당 삭감 등이 뼈대다. 올랑드 대통령과 발스 총리는 높은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 노동법 개정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한다. 프랑스 실업률은 지난 2월말 현재 10%, 25살 이하 청년 실업률은 무려 24.6%에 이른다.

그러나 노동단체들은 물론 집권 사회당 안에서조차 노동법 개정안이 노동자의 권리를 위축시킨다며 반대해왔다. 학생단체들도 새 노동법이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진 못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전했다.

총리 포고령으로 발표된 새 노동법은 지난 3월부터 시작된 노동법 개정 반대 시위에 기름을 끼얹었다. 파리에서는 경찰이 시위대에 최루탄과 고무총탄을 쏘며 해산에 나섰다. 그르노블, 몽펠리에, 낭트, 마르세유 등 도시들에서도 밤 늦게까지 격렬한 시위가 벌어졌다고 <비비시>(BBC) 방송이 보도했다.

개정 노동법을 무효화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12일 예정된 의회 하원의 내각 불신임안 투표가 전체 의원 575명 중 과반인 288명 이상의 찬성으로 가결되는 것 뿐이다. 불신임안을 제출한 야당 의원 수는 과반에 훨씬 못미치는 226명이어서 불신임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발스 총리는 프랑스 <테에프1> 방송에 나와 “하원의 투표 패배(불신임 통과)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만일 좌파(사회당) 의원들 중에 우파의 내각 불신임안에 찬성하는 의원이 있다면 그렇게 투표할 수 있다. 하지만 얼마나 모순인가”라고 쏴붙였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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