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중 강수량이 150년 만에 최대를 기록한, 프랑스 파리의 에펠 탑(가운데) 주변 센강이 1일(현지시간) 범람한 모습. 4일간 집중 호우가 쏟아지면서 센강 수위가 급상승, 주변 산책로가 폐쇄되는 등 수도권과 루아르 강 연안 중부 지역에 침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파리 AFP=연합뉴스)
보름째 집중호우…5월 강수량 150년 만에 최대
올랑드 대통령, 자연재해 지역 선포
센강 주변 시민 5000여명 긴급 대피
올랑드 대통령, 자연재해 지역 선포
센강 주변 시민 5000여명 긴급 대피
귀중한 세계 문화유산과 예술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는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이 센강 범람 위기로 잠정 폐쇄됐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파리 일원을 자연재해 지역으로 선포하고 센강 주변 시민 5000여명이 긴급 대피하는 등 프랑스가 보름째 이어진 집중호우로 몸살을 앓고 있다.
루브르 박물관은 2일 성명을 내어 “홍수에 취약한 장소에 보관된 작품들을 안전한 윗층으로 옮기기 위해 박물관을 잠정 휴관한다”고 발표했다. 루브르 박물관은 휴관 계획을 발표하기 몇시간 전만 해도 침수방지 펌프와 방수문 설비를 자신하며 홍수 위협을 낮춰봤다. 그러나 이날 센강 수위가 평소보다 5.5m나 높아지고 3일에는 6m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예보가 나올 만큼 사태가 심각해지자 루브르 박물관 쪽도 태도를 바꿨다.
센강을 사이로 건너편에 있는 오르셰 미술관도 자체 예방계획에 따라 이날 문을 닫고 전시물 보호 프로그램을 가동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보도했다. 루브르 박물관은 72시간, 오르셰 미술관은 96시간 동안 휴관할 예정이지만, 현지 상황에 따라 휴관 기간이 바뀔 수도 있다.
프랑스와 독일, 벨기에, 오스트리아 등 중부 유럽에는 최근 폭우가 계속되면서 범람과 침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독일 남부를 비롯한 일부 지역에선 최소 9명의 사망자가 나왔고, 수천명의 주민들이 급격히 불어난 물에 갇혀 고립됐다.
프랑스의 5월 강수량은 150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파리 중심을 동-서로 가로지는 센강을 비롯해 프랑스 곳곳에 홍수 위기가 닥치자 프랑스 당국은 위험지역 주민 5000여명을 긴급대피시켰으며, 올랑드 대통령은 파리와 인근 지역을 자연재해 지역으로 선포했다고 <프랑스24> 방송이 2일 전했다. 해당 지역에선 2만1700여 가구에 한때 전기 공급이 끊기기도 했다.
특히, 프랑스는 오는 10일부터 유럽 축구잔치인 ‘유로 2016’ 개막을 앞두고 테러 주의보가 나오면서 치안 비상이 걸린데다, 정부의 노동법 개정에 반발해 철도와 항공 노조가 파업에 들어간 상태에서 대형 자연재해까지 겹쳤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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