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현지시각)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열린 유럽축구선수권대회 러시아와 잉글랜드의 경기가 끝난 뒤 양국 축구팬들이 난투극을 벌이고 있다. 마르세유/AP 연합뉴스
프랑스 검찰은 지난 9~11일 사흘간 프랑스 마르세유 등에서 발생한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6) 축구팬 폭력사태의 핵심세력으로 ‘러시아 훌리건’을 지목했다.
마르세유 지방검찰청은 13일 기자회견에서 “(폭력사태 배후에) 훌리건인 러시아 축구팬 150명이 있었다”며 “이들은 매우 빠르고, 매우 폭력적이며, 아주 잘 훈련된 이들이었다”고 말했다. 훌리건들의 난동은 잉글랜드와 러시아 경기가 마르세유에서 열린 11일 최고조에 올라 사흘간 최소 35명이 다쳤다. 러시아와 영국 훌리건들이 쇠파이프를 휘두르고 술병을 던지며 싸웠으며, 프랑스 등 다른 나라 훌리건들도 뒤엉켜 난동을 부렸다. 그런데 부상자 대부분은 영국인이었다. 또 프랑스 법원은 폭력 혐의로 10명에 대해 징역 3개월에서 2년형을 선고했는데, 영국인 6명, 프랑스인 3명, 오스트리아인 1명이었다. 러시아 훌리건은 대부분 달아나 폭력행위로 체포된 사람이 없었다.
축구장에서 난동을 부리는 무리를 일컫는 훌리건은 영국이 원조지만 러시아 훌리건은 영국 훌리건을 능가하는 새로운 차원의 훌리건이라는 말이 나온다. 러시아 기자인 안드레이 말로솔로프는 “지난 40년간 영국 훌리건들의 전략은 똑같았다. 거대한 무리가 한데 모여 술에 취해 이것저것 던지는 식으로 말썽을 부린 뒤 섬(영국)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러시아 훌리건들은 영국 훌리건보다 훨씬 젊고 술을 덜 마신다”며 “러시아인 250명이 술에 취한 영국 팬 수만명과 싸웠다”고 전했다.
프랑스 경찰은 마르세유 인근 호텔에서 러시아 축구팬 29명을 조사해 위험인물로 확인된 이들을 추방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고 14일 <아에프페>(AFP) 통신은 전했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이날 러시아 쪽에 벌금 15만유로(약 2억원)를 부과했다. 또한 비슷한 일이 재발할 때는 실격 처리한다는 뜻인 실격 유예 처분을 러시아에 내렸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