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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닻올린 ‘메이’호…브렉시트 협상 ‘메르켈 방패’ 뚫을까

등록 2016-07-14 08:09수정 2016-07-14 08:09

메이 영국총리의 당면 과제

EU시장 접근에 양보 불가피
탈퇴 협상서 밀고당기기 관건
일자리 감축·저성장 등 대비
제조업 등 산업 육성도 숙제
이민자 대폭 제한도 난제
영국 보수당의 테리사 메이(59)가 13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국민투표 이후 영국을 이끌 새 총리로 공식 취임했다.

메이 총리는 차기 총리로 확정된 지난 11일 “새로운 종류의 보수주의”와 “과거와의 결별”을 약속했지만, 그가 해결해야 할 과제는 만만치가 않다. 메이 총리 앞에 놓인 가장 우선적인 과제는 유럽연합(EU) 탈퇴 협상에서 어떻게 영국에 유리한 결과를 얻어낼까 하는 점이다. 브렉시트 국민투표 때 유럽연합 잔류를 주장한 이들의 주요 근거 중 하나가 영국이 유럽연합에서 탈퇴하면 유럽연합이라는 단일시장(single market) 접근이 제한되면서, 영국 경제는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조지 오즈번 재무장관은 브렉시트 국민투표 한달 전인 지난 5월 브렉시트 뒤 4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 일자리 52만개 상실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경고를 한 적 있다.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 뒤 영국이 유럽연합 단일시장에 접근하기 위해서 일정한 양보가 필요하다고 밝힌 적이 있는데, 어느 정도 선까지 양보하면서 영국의 이익을 지킬지가 문제다. 메이 총리는 총리 취임 이전까지 6년 동안 영국 최장수 내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면서 구체적인 현안에 대한 확실한 파악과 뛰어난 협상력을 인정받아왔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독일 내무부 장관이었던 한스페터 프리드리히는 “메이는 유럽연합에 힘든 협상 상대가 될 것이다. 영국을 위해 최대한을 얻어낼 인물”이라고 평가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13일 전했다. 그러나 유럽연합을 주도하는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프랑스의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내년에 모두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있어, 영국에 많은 것을 양보해주기 어려운 처지다. 특히 프랑스는 영국 주요 산업인 금융산업이 유로존(유로를 쓰는 유럽 19개국)에 접근하는 것에 대해서 매우 엄격한 태도라고 <월스트리트 저널>은 전했다.

금융 및 서비스업이 발달한 반면 제조업은 쇠퇴한 영국 경제를 앞으로 어떻게 이끌지도 주요한 과제다. 영국 경제에서 서비스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80%에 육박한다. 이는 브렉시트 국민투표에도 영향을 미쳐, 제조업이 쇠퇴한 대표적 지역인 잉글랜드 북동부에서 탈퇴가 58.8%로 잔류 41.2%보다 훨씬 앞선 결과로 나타났다. 메이는 2013년에 “영국은 금융업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 (아시아의 값싼 노동력 탓에) 영국 국내 일자리가 줄고 있으며 특히 제조업 분야에서 심각하다”고 말했다. 메이는 최근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략 산업” 육성을 주장했다. 예를 들어서 “숙련 노동자가 부족한 기술 분야에서 학위를 따려는 학생들에 대해서 학비 감면을 해주자”고 주장했다.

또다른 주요 과제는 이민자 문제다.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찬성표를 던진 이들 상당수가 이민자가 지나치게 많이 유입되어서 영국인들의 일자리가 위협받고 집값이 오른다고 주장했다. 메이 총리는 내무장관으로 있을 때 한해 순이주민 수를 10만명 이하로 줄이는 정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지만, 지난해 영국 유입 순이주민은 30만명이 넘었다. 브렉시트로 이민자 수가 급격히 줄어들지는 장담할 수 없다.

영국 런던대 정치학과 교수 필립 카울리는 <뉴욕 타임스>에 “문제는 아무도 브렉시트가 무엇을 뜻하는지 모른다는 점이다”라며 “메이가 하는 거의 모든 것이 누군가를 실망시킬 수 있다. 특히 이민 제한이 충분하지 않을 때 그럴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마거릿 대처 이후 26년 만에 첫 여성 총리가 된 메이는 새 내각에 여성 비중을 크게 늘릴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인디펜던트>는 메이가 남성 각료들에 둘러싸였던 대처와는 달리 여성들을 대거 장관으로 기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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