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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미국도 에르도안 ‘술탄’ 체제 묵인

등록 2016-07-21 17:49

오바마는 에르도안에게 안부 전화
미 합참의장은 터키 국방장관과 협력 다짐
에르도안, 비상사태 선포로 ‘독재’ 체제 굳혀
20일 터키 수도 앙카라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비상 내각회의를 연 뒤 3개월간의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있다. 앙카라/AP 연합뉴스
20일 터키 수도 앙카라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비상 내각회의를 연 뒤 3개월간의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있다. 앙카라/AP 연합뉴스
군부 쿠데타를 진압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3개월간의 비상사태를 20일 선언하고 정국 운영의 자유재량권을 틀어쥐었다. 미국도 에르도안의 독주를 사실상 인정하고, 터키와의 관계 균열을 피하는 모습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터키 비상사태 선언 하루 전인 19일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그와 가족의 안전에 대해 안도를 표했다고 <뉴욕 타임스>가 20일 고위 행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신문은 이를 에르도안에 대한 오바마의 지지 발언이라며 에르도안이 선포한 비상사태와 학자들에게까지 확대되는 탄압 조처에도 불구하고 백악관이 터키와 대면할 수밖에 없는 냉혹한 현실을 증언하는 것이라고 평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통화에서 에르도안에게 이슬람국가(IS)의 위협에 초점을 유지하라고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3년 6월 에르도안 정부가 이스탄불의 탁심광장 개발에 항의하는 시위를 잔인하게 진압한 뒤부터 그와의 공식대화를 삼가왔다.

미국은 터키 쿠데타 사태에 직면해 터키의 지정학적인 전략 가치와, 에르도안 정부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다는 것을 절감했다. 이번 쿠데타 와중에서 터키 정부는 이슬람국가와의 전쟁에 참여하는 연합군의 발진 기지로 사용하는 인지를리크 공군기지를 사실상 폐쇄시켰다. 이 기지의 사령관이 쿠데타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자, 기지에 대한 전력을 차단한 것이다. 터키는 이 기지의 사용을 미국 등 서방에 허락하지 않다가, 지난해 7월에야 허락했다.

현재 인지를리크 기지를 통한 미군 등 연합군의 전투기 발진은 재개됐다. 조지프 던퍼드 미 합참의장은 19일 훌루시 아카르 터키 국방장관과 전화통화를 해 “밀접한 미-터키 군사협력 관계를 지속”하기로 합의했다고 그레고리 힉스 미 국방부 대변인이 밝혔다.

미 행정부 관리들은 만약 쿠데타가 성공했다면, 터키는 지속적인 불안정의 시기로 빨려들어가, 아마 내란으로까지 갔을 것이고, 이런 사태는 이슬람국가와의 전쟁 등 중동 사태의 대처에서 터키를 더욱 취약한 협력자로 전락시켰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

스티븐 쿡 미국 외교협의회의 터키 전문가는 “우리는 사실 플랜 비(B)를 갖고 있지 못하다”며 “이것이 우리 현실이고, 이런 현실로 살아가야 한다”고, 미국에는 에르도안 이외의 대안도 없고 터키와의 관계 균열을 감당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에르도안은 20일 대통령궁에서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군 내의 모든 바이러스들이 청소될 것”이라며 숙청 작업을 강화할 것을 다짐했다. 터키 정부는 비상사태 선포를 전후해 이미 1만명 이상을 체포해 구금 중이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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