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폴란드 남서부 바우비지흐 지역에서 건설 중장비가 전설 속 나치 황금 열차 발굴 작업을 위해 땅을 파고 있다. 페이스북 갈무리
전설로 내려져오던 독일 나치의 황금 열차 발굴 작업이 16일 시작됐다.
독일 <데페아>(DPA) 통신은 독일과 폴란드 아마추어 역사학자 두 명이 이날 폴란드 남서부 바우비지흐 지역에서 중장비를 이용해 6m 깊이 구멍을 파서 황금열차 발굴 작업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황금 열차는 나치 정권이 유태인 등에게 약탈한 보물을 싣고 갔던 열차를 말하는데, 실제로 존재했는지는 논란이 있다. 폴란드에서는 소련이 독일로 진격해 들어오기 시작하던 1945년 나치의 황금열차가 폴란드 터널에서 파묻혔다는 이야기가 수십년동안 떠돌아왔다.독일과 폴란드 아마추어 역사학자 2명은 지난해 8월 바우브지흐 지하에 황금열차가 묻혀 있다는 증거를 지하 관통 레이더를 통해 발견했다고 밝혀 화제를 모았다. 당시 폴란드 정부 관계자까지 나서 황금 열차가 존재한다고 주장해, 이들의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아마추어 역사학자 2명은 16일 모두 35명이 모여 발굴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작업 현장은 온라인으로 중계한다고 밝혔다. 또한, 첫번째 결과물을 이번주 안에 내놓을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하지만, 회의적인 시각도 많다. 폴란드 크라쿠프대학의 지질학자들은 지난해 지진 탐사 장비를 이용해서 탐색해봤으나, 바우비지흐 지역에 매몰된 기차는 없다고 밝혔다. 황금 열차가 매몰됐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바우비지흐 지역 인근에 있는 부엉이산맥의 미완공 터널에 주목한다. 나치는 부엉이산맥에 ‘거인’이라는 이름의 터널 공사를 했으나, 완공은 못했다. 아마추어 역사학자들은 자신들이 파고 있는 곳이 거인 터널의 연결 터널일지 모른다고 주장했다고 <데페아> 통신은 전했다.
만일 이들이 정말로 황금 열차를 발굴한다면 누가 보물을 차지할 것인가? 세계유태인협회는 지난해 “보물을 싣고 가던 열차가 발견된다면, 보물의 주인이었으며 학상당했던 유태인들의 자손들에게 보물을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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