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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태영호, 세련된 사람이었지만 돈 걱정도”

등록 2016-08-18 15:00수정 2016-08-18 15:29

<가디언> “돈 걱정 했던 세련된 외교관”
자 교육 문제 작용 했을 가능성도 시사
태영호 공사가 2013년 런던 혁명공산당에서 발언하는 동영상

영국 언론들은 국내에 입국한 주영 북한대사관의 태영호 공사가 세련된 사람이었지만 북한의 열악한 경제 사정 때문에 돈 걱정을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영국 <가디언>은 17일 태 공사가 2004년 주영 북한대사관에 부임한 이후 북한을 대표해 여러 행사에 참석했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태 공사가 2013년 영국 혁명공산당이 주최한 행사에 참석해 유창한 영어로 유머를 섞어가며 연설을 해, 참석자들의 웃음을 이끌어낸 동영상도 소개했다. 영상에서 태 공사는 자신이 런던에 부임해 거주할 집을 알아보니 임대료가 한달에 1200파운드(약 173만원)가량 했다며, 임대료를 들은 북한 동료들이 “수영장과 사우나 달린 저택이냐”고 물었다고 말했다.

태 공사는 “현실은 런던 서부에 작은 부엌이 딸린 방 두 개짜리 아파트”였다고 하자, 런던의 비싼 집값을 알고 있는 영국인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태 공사는 영상에서 자본주의는 우리의 미래가 아니라며, 국가가 모든 것을 지급하는 북한에서 살다 온 자신은 대사관에서 차를 타고 나오면 “혼잡통행료는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부터 한다고도 했다. 이는 북한대사관의 열악한 재정 상황을 시사하는 발언이기도 한데, <가디언>은 북한 외교관들은 불법적인 방법을 포함한 ‘창조적인 수단’으로 현금을 만들라는 압박을 받는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아들 둘을 둔 태 공사가 자녀교육 문제로도 고민을 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태 공사의 19살 둘째아들은 학교에서 에이(A) 성적을 받는 수재(brain)로 통했으며, 런던 임페리얼칼리지 입학을 앞두고 있었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태 공사가 언제든 북한 당국의 소환을 받을 수 있었고, 이 경우 둘째아들의 학업이 위기를 맞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차남의 급우인 루이스 프리어는 <가디언>에 “그가 안전하다니 기쁘다”며 “우리는 그가 임페리얼 진학을 놓치게 돼 화가 날 뿐”이라고 말했다.

영국 <비비시>(BBC) 방송의 한국 통신원 스티브 에반스는 태 공사와 알고 지내던 사이로, 태 공사의 아들(장남)이 영국 대학에서 공공 의료 경제와 관련한 학위를 받았다고 들었다며, 학위 내용은 평양이 세계적인 도시가 되려면 장애인 주차 공간을 확충해야 한다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미국 <워싱턴 포스트>는 태 공사가 대사보다 영국에 오래 있었던 인물로 주영 북한대사관의 얼굴과 같은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태 공사의 망명이 북한의 핵실험 이후 서구 경제제재와 관련이 있을지 모른다는 추측을 내놨다. 서구의 경제제재 이후 북한 외교관들이 금과 담배, 헤로인 등을 밀수해 현금을 마련하다가 적발된 일을 지적했다. 태 공사도 외화벌이에 내몰려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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