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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중부 강진 “마을 절반이 사라졌다”…최소 73명 사망

등록 2016-08-24 16:14수정 2016-08-24 23:06

중세 고도 페루자 인근에서 규모 6.2 강진
“유서 깊은 건물보다 새 건물 피해 컸다”
상당수 매몰 추정…“단테의 지옥편 보는듯”

24일 규모 6.2 강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이탈리아 중부 아마트리체 마을의 모습을 항공에서 촬영한 모습. 아마트리체/AP 연합뉴스
24일 규모 6.2 강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이탈리아 중부 아마트리체 마을의 모습을 항공에서 촬영한 모습. 아마트리체/AP 연합뉴스
24일 이탈리아 중부에서 규모 6.2 지진이 발생해 적어도 73명이 숨졌다. 산골 마을의 집들이 완전히 무너지고 사람들이 상당수 매몰된 것으로 추정돼 인명피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미국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이날 새벽 3시36분께 이탈리아 움브리아주 노르차에서 10㎞ 떨어진 곳에서 규모 6.2의 지진이 일어났다. 중세 고도로 유명한 페루자에서 67㎞ 떨어진 곳이다. 진원의 깊이는 10㎞로 얕은 편으로, 진앙지에서 170㎞쯤 떨어진 로마에서도 진동이 느껴질 만큼 강력했다. 이탈리아지진연구소(INGV)는 첫 지진의 규모를 6.0이라고 발표했으며, 첫 지진 뒤 4시간 동안 60여차례 여진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첫 지진 1시간여 뒤 노르차에서 4㎞ 떨어진 곳을 진앙으로 한 규모 5.5의 지진이 또 일어났다.

24일 새벽 진도 6.2 규모가 일어난 이탈리아 중부 지역 지도. 별 표시된 지역이 진원지. 미국지질조사국 누리집 갈무리
24일 새벽 진도 6.2 규모가 일어난 이탈리아 중부 지역 지도. 별 표시된 지역이 진원지. 미국지질조사국 누리집 갈무리
이번 지진으로 이날 오후까지 73명이 숨지고 150여명이 실종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피해는 중부 라치오주 리에티현에 있는 마을 아쿠몰리와 아마트리체, 마르케주의 마을 페스카라델트론토 등 산악지역 마을들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아마트리체의 세르조 피로치 시장은 “마을 절반이 사라졌다. 마을로 접근하는 길도 모두 막혔다”고 말했다고 이탈리아 <라이> 방송이 전했다. 이 방송은 아마트리체 주민들이 휴대전화로 사라진 주민들에게 전화를 걸어, 응답하는 이들을 찾아서 구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응답이 없는 이들은 일단 구조에서 후순위로 미루고 있다는 이야기다.

리에티현 아쿠몰리 마을에서는 가족 4명이 있던 주택이 무너져 이들이 잔해에 깔렸다. 아쿠몰리 시장 스테파노 페트루치는 “(잔해에 깔린 가족들이) 살아 있다는 징후는 없다”고 말했다. 페트루치는 새 건물들이 가장 많이 무너졌고 유서 깊은 건물들은 비교적 피해가 적었다고 말했다. 페트루치는 “누군가 살아 있기를 바라면서 (땅을) 파고 파고 또 파고 있다”고 말했다.

24일 규모 6.2 강진 피해를 입은 이탈리아 중부 아마트리체 마을의 주민이 무너진 자신의 집에 주저앉아 있다. 아마트리체/AFP 연합뉴스
24일 규모 6.2 강진 피해를 입은 이탈리아 중부 아마트리체 마을의 주민이 무너진 자신의 집에 주저앉아 있다. 아마트리체/AFP 연합뉴스
이날 지진이 사람들이 잠든 새벽에 일어났기 때문에 피해 규모가 컸으며, 구조작업이 진행될수록 추가로 확인되는 인명피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페트루치는 “아침이 밝아오면서 상황이 우리가 우려했던 것보다 더 끔찍하다는 사실을 보게 됐다. 사람들이 잔해에 깔려 갇혀 있고 살아 있다는 징후는 없다”고 탄식했다. 아마트리체 시장인 피로치는 “최대한 많은 사람들을 구해야 한다. 잔해 밑에서 사람들 소리가 들린다. 우리는 이 사람들을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쿠몰리에서 북쪽으로 2km 거리에 있는 일리카를 아고스티노 세베로는 “단테의 신곡의 ‘지옥’편을 보는 것같다”고 말했다.

이탈리아는 지진이 잦은 나라다. 이탈리아의 뼈대로 불리는 아펜니노 산맥은 유라시아판과 아프리카판이 맞물리는 곳에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2009년 중부 지역인 라퀼라에서 규모 6.3 지진이 일어나 300여명이 숨지는 참사가 있었다. 이번 지진 때도 라퀼라 지역에서도 진동이 느껴졌다고 이탈리아 <안사> 통신은 전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24일 이탈리아 중부 라치오주 아마트리체에서 주민들이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 깔린 생존자가 있는지 찾고 있다. 아마트리체/AFP 연합뉴스
24일 이탈리아 중부 라치오주 아마트리체에서 주민들이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 깔린 생존자가 있는지 찾고 있다. 아마트리체/AFP 연합뉴스

24일 규모 6.2 강진 피해를 입은 이탈리아 중부 아마트리체 마을에서 구조대원과 마을 주민들이 걷고 있다. 지진으로 도로가 금이 가고 건물들이 무너져 내린 모습이 보인다. 아마트리체/AFP 연합뉴스
24일 규모 6.2 강진 피해를 입은 이탈리아 중부 아마트리체 마을에서 구조대원과 마을 주민들이 걷고 있다. 지진으로 도로가 금이 가고 건물들이 무너져 내린 모습이 보인다. 아마트리체/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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