뮌터페링 당수,35살 좌파 사무총장 선출되자 사퇴
독일 사민당(SPD)의 내분으로 독일의 대연정이 붕괴될 위기에 빠졌다.
프란츠 뮌터페링(65) 사민당 당수는 지난달 31일 당 지도부 회의에서 당내 좌파인 안드레아 날레스(35)가 자신이 민 후보를 물리치고 사무총장으로 선출되자 이에 반발해 당수직 사임을 발표했다. 그는 11월에 열릴 당수선거에 나가지 않는 것은 물론, 부총리 겸 노동부 장관으로 내정된 내각 참여에도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대연정에도 참가할지 말지를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날레스는 당 청년조직의 지도자로서 당내 좌파의 지도자로 부상했다. 뮌터페링은 당내 비판세력을 이끌고 있는 좌파 사무총장과 정책 조율이 어려울 것을 예상해 사임한 것으로 분석된다.
뮌터페링은 그동안 중도좌파인 사민당과 우파인 기민·기사당 연합과의 사이에서 당원들을 설득해 연정 합의를 이끌어 냈기 때문에 그의 사임은 기민당(CDU)·기사당(CSU) 연합과의 대연정에도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9월18일 치러진 총선에서 기민·기사당 연합과 사민당은 모두 과반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해 거의 한달 만에 가까스로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대연정에 합의했다.
퇴임을 앞둔 슈뢰더 총리는 이번 사태는 개인들의 야망 때문이라고 비판하면서 대연정이 무산돼서는 안된다고 경고했고, 메르켈 차기 총리도 “연정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으나 사정은 정반대다. 경제 장관에 지명된 에드문트 슈토이버 기사당 당수는 “연정의 초석이 무너졌으며, 우리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연정에 불참할 뜻을 시사했다.
독일 일간지 <디 벨트>는 “메르켈 정부는 출범도 하기 전에 위기에 빠졌다”며 어느 정당도 원하지 않지만 다시 조기 총선을 실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일부 언론들은 기민·기사당 연합이 내년 3월26일을 총선 일자로 정했다고 보도하는 등 독일 정국이 다시 혼란으로 빠져들고 있다. 김학준 기자, 외신종합 kimh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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