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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통일의 날’ 베를린은 축제…드레스덴은 삼엄한 분위기

등록 2016-10-04 16:04

옛 동독지역 이슬람 사원 등에서 폭발물 터지기도
“난민 수용 저항과 극우선동 경계 모호해져”

독일 통일의 날이었던 3일 베를린 시민들이 브란덴부르크문으로 거리에서 축제를 즐기고 있다. 베를린/한주연 통신원
독일 통일의 날이었던 3일 베를린 시민들이 브란덴부르크문으로 거리에서 축제를 즐기고 있다. 베를린/한주연 통신원
한국에서는 개천절이었던 10월 3일은 독일 ‘통일의 날’이었다. 이날 청명한 베를린 하늘 아래는 축제로 가득했다. 브란덴부르크문으로 난 길로 음식 가판대, 놀이기구, 이곳 저곳에 설치된 작은 무대엔 음악공연이 한창이었다. 유모차를 밀고 나온 가족, 노부부, 삼삼오오 청소년들, 세계 각국 관광객들이 거리를 오가거나, 콘서트가 한창인 무대 앞에 멈춰섰다. 베를린 시민들은 26번째 맞은 통일절을 맞아 휴일을 만끽했다. 통일 축제거리에 구경 나온 시민 토마스(44)는 “장벽이 서있던 곳을 이제 이렇게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어서 좋다. 통일절은 분단 시절과 현재 차이점을 상기해볼 수 있는 날”이라고 했다. 대학생 크리스티나(23)는 “동독 출신인 부모님께 장벽이 무너질 당시 분위기가 어땠는지 여러 번 들었다. 이제 동, 서 구분 없이 자유롭게 살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회사원 사비나(49)는 “회사에 동독 출신 동료들이 많은데 그들과 잘 지낸다”고 했다.

하지만 같은 시각 통일기념 공식행사가 열리는 옛 동독 지역인 작센주의 주도 드레스덴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이미 11개 단체가 집회신고를 해 놓은 터라 경찰 경비도 삼엄했다. 더욱이 드레스덴은 페기다 발원지에다, 지난 주 화요일엔 통일절 행사장과 이슬람 사원에 폭발물이 터지는 사건이 있었기 때문이다. 통일기념식에 참석한 메르켈과 가우크는 극우 시위대 500여명에게 기습적으로 욕설과 야유 공세를 받았다. 그럼에도 드레스덴 젬퍼오퍼에서 열린 공식행사에서 앙겔라 메르켈은 “통일 26년 후에도 통일절은 여전히 기쁨과 감사의 날”이라며 “문제를 함께 서로를 존중하며 매우 다른 정치적 의견들을 받아들이면서 해결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작센 주총리 스타니슬라프 틸리히는 이날 연설에서 “부끄럽게도 폭력과 증오의 목소리들이 있다. 비인간적이고, 매국적이다. 우리 모두 대중영합주의 씨앗이 싹트지 못하게 해야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21일 동독 특임관 이리스 글라이케가 내놓은 보고서는 큰 우려를 자아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서독지역에 비해 동독지역 극우 폭력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작년 서독지역은 인구 100만명 당 약 10건의 극우 폭력사건이 있었다면 동독지역은 다섯 배인 50건의 극우 폭력사건이 일어났다. 글라이케는 “극우는 동독지역의 사회 경제 발전에 매우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난민수용에 대한 저항에서 시민저항과 극우선동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고 했다. 작년 독일은 1400여건의 극우 폭력사태가 일어나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최근 지방선거에서 극우성향의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동독 지방 선거에서 특히 약진 중이다. 작센안할트 주 의회 선거에서는 24.3%, 메클렌부르크포어폼머른 주 의회 선거에서는 20.8%를 득표했다.

글라이케는 동독지역 경제 성장의 걸림돌은 ‘동독 지역의 대기업 진출과 혁신력의 부족‘이라고 지적했다. 2015년 동독지역시민 1인당 경제력은 서독지역시민에 비해 27.5%가 모자라는 수준이다. 그런데 문제는 최근 경제지표를 보면, 이 차이가 중장기적으로는 극복이 어렵다는 것이다. 글라이케는 “세계로 열려있지 않으면 경제적발전이 어렵다. 그예로 작센 지역 관광객들이 줄고 있다”고 했다.

베를린/한주연 통신원

독일 통일의 날이었던 3일 베를린에서 길거리 공연을 시민들이 보고 있다. 베를린/한주연 통신원
독일 통일의 날이었던 3일 베를린에서 길거리 공연을 시민들이 보고 있다. 베를린/한주연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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