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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독일 통일 26돌…난민혐오 긴장감

등록 2016-10-04 22:10수정 2016-10-04 22:10

수도 베를린은 축제 분위기
드레스덴선 극우단체 기습시위
메르켈 총리에 욕설·야유
옛동독 극우폭력 급증 위협
독일에서 10월3일은 ‘통일의 날’로, 매년 각 도시마다 축제가 열린다.

올해로 26돌을 맞은 이날 청명한 베를린 하늘 아래는 축제로 들썩였다. 브란덴부르크문으로 난 길로 음식 가판대, 놀이기구가 늘어섰고, 이곳저곳에 설치된 작은 무대엔 음악 공연이 한창이었다. 유모차를 밀고 나온 가족, 노부부, 삼삼오오 짝을 이룬 청소년들, 세계 각국 관광객들도 베를린 시민들과 함께 통일절 축제를 즐겼다.

통일 축제 거리에 구경 나온 시민 토마스(44)는 “장벽이 서 있던 곳을 이제 이렇게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어서 좋다. 통일절은 분단 시절과 현재의 차이를 상기해볼 수 있는 날”이라고 했다. 대학생 크리스티나(23)는 “동독 출신 부모님께 장벽이 무너질 당시 분위기에 대해 여러 번 들었다. 이제 동서 구분 없이 자유롭게 살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같은 시각 통일기념 공식행사가 열리는 옛 동독 지역인 작센주의 주도 드레스덴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이미 11개 단체가 집회신고를 해놓아 경찰 경비도 삼엄했다. 더욱이 드레스덴은 반이슬람주의를 표방하며 난민 유입에 반대하는 극우단체 ‘페기다’(‘서방세계의 이슬람화에 반대하는 애국적 유럽인’)의 발원지다. 드레스덴에서 통일절 행사 준비가 한창이던 지난달 27일에는 시내 통일절 행사장과 이슬람 사원에 폭발물이 터지는 사건도 있었다.

3일 드레스덴에서 열린 통일기념식에 참석한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요아힘 가우크 대통령은 극우 시위대 500여명에게 기습적으로 욕설과 야유 공세를 받았다. 메르켈 정부의 우호적인 난민 유입 정책에 대한 반대 때문이다. 작센주총리 스타니슬라프 틸리히는 이날 연설에서 “부끄럽게도 폭력과 증오의 목소리들이 있다. 비인간적이고, 매국적이다. 우리 모두 대중영합주의의 씨앗이 싹트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21일 동독 특임관 이리스 글라이케가 내놓은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서독 지역에서 인구 100만명당 10건의 극우 폭력 사건이 일어난 데 반해, 동독 지역에선 그 다섯 배인 50건의 극우 폭력 사건이 일어났다. 글라이케는 “극우는 동독 지역 사회경제 발전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난민 수용에 대한 반대에서 시민 저항과 극우 선동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독일에서는 1400여건의 극우 폭력 사태가 일어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베를린/한주연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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