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 승리땐 최장 총리로
극우파 득세에 “어려운 선거” 부담감
극우파 득세에 “어려운 선거” 부담감
“서구 자유주의 가치의 출중한 방어자.”(<파이낸셜 타임스>)
“서구 자유주의의 기둥.”(<뉴욕 타임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0일 총리 4연임에 도전하겠다고 발표하자, 서구 언론들은 메르켈에 대해 부푼 기대감을 나타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유럽의 극우파 득세에 맞설 만한 유일한 지도자로 메르켈을 묘사한 것이다.
메르켈은 총리 4연임 도전을 밝히는 기자회견장에서 트럼프의 미 대통령 당선 뒤 자신을 ‘서구 자유주의의 마지막 수호자’로 보는 시각에 대해, 그런 희망은 “괴기스럽고 순전히 엉터리”라며 부담감을 표시했다. 메르켈은 “아무리 경험 많은 사람도 혼자서는 유럽과 세계를 변화시킬 수 없다”고 그 이유를 말했다.
올해로 11년째 총리에 재직 중인 메르켈이 내년 9월 열릴 예정인 총선에서 총리에 재선되고 4년 임기를 채운다면, 메르켈은 헬무트 콜 전 총리와 함께 16년을 재임하는 2차대전 후 최장 총리로 이름을 올릴 수 있다.
하지만 메르켈 앞에 놓인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다. 독일에서도 다른 유럽 국가들처럼 ‘독일을 위한 대안’(대안·AfD)이라는 극우 정당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대안’은 지난 9월 동북부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 의회 선거에서 메르켈이 속한 기독민주당을 3위로 밀어내고 2위에 올랐다. 사민당 원내대표 토마스 오퍼만은 “메르켈은 더이상 불패의 존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여론조사업체 엠니트의 최근 조사를 보면, 기독민주당·기독사회당 연합 지지율은 33%로, 2013년 선거 득표율 41%에 견줘 8%포인트 하락했다. 극우정당인 대안은 3위로 13%였다. 메르켈도 20일 “이번 선거가 독일 통일 이후 가장 어려운 선거가 될 것”이라고 했다.
프랑스에선 내년 5월 대선에서 우파로 정권이 바뀔 듯 보인다. 20일 프랑스 우파 공화당 경선에서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3위에 그쳐 대선 경쟁에서 탈락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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