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유럽연합(EU) 의회가 주는 사하로프 인권상을 받은 성노예 피해 야지디족 여성인 나디아 무라드(왼쪽)와 라미아 하지 바샤르(오른쪽)가 상패를 들고 있다. EPA 연합뉴스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의 성노예로 잡혀 있다가 탈출한 이라크 소수민족 야지디족 여성들이 사하로프 인권상을 받았다.
야지디족 여성 나디아 무라드(23)와 라미아 하지 바샤르(18)는 13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유럽연합(EU) 의회가 주는 사하로프 인권상을 받았다. 야지디족은 이라크 북서부 니네베(니나와)주에서 50만명가량이 살고 있는 소수민족으로 고대 페르시아 종교인 조로아스터교 계열 종교를 믿는데, 이슬람국가가 2014년 이라크 북서부를 점령하면서 야지디족을 ‘우상숭배자’로 몰아 야지디족을 학살하고 여성들을 성노예로 끌고 갔다. 무라드와 바샤르도 이슬람국가 대원들의 성노예가 되는 피해를 입다가 탈출해, 야지디족 상황과 이슬람국가 만행을 고발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바샤르는 이슬람국가에서 탈출하던 길에 지뢰폭발 피해를 입어서, 한쪽 눈을 잃었고 얼굴에 깊은 상처가 있다. 야지디족 전통의상을 입고 유럽연합 의회에 출석한 무라드와 바샤르는 시상식 동안 눈물을 흘렸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은 전했다. 바샤르는 “범죄자들이 기소당하고 자신들이 벌인 짓에 응답하게 해주겠다고 여러분들이 약속해달라”고 호소했다. 무라드는 “다에시(이슬람국가의 아랍식 명칭)가 대량 인종학살을 벌이고 있다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사하로프 인권상은 유럽연합 의회가 소련 핵과학자이자 체제 비판적 인물이었던 안드레이 사하로프를 기념하기 위해 제정한 상이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