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각) 터키 군 의장대가 전날 앙카라에서 살해된 안드레이 카를로프(62) 터키 주재 러시아 대사의 주검을 모스크바로 송환하기 위해 러시아 특별기로 운구하고 있다. 앙카라/AP 연합뉴스
지난 19일(현지시각) 터키 앙카라에서 터키 출신 전직 경찰관에게 살해된 안드레이 카를로프(62) 터키 주재 러시아 대사의 주검이 20일 러시아 특별기 편으로 모스크바로 귀환했다. 같은날 러시아는 자국 대사의 피살 사건을 조사할 특별수사팀을 터키로 파견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은 이날 오후 모스크바 국제공항에서 러시아 국기로 덮인 카를로프 대사의 관과 대사의 부인을 군악대의 엄숙한 음악이 연주되는 가운데 맞이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전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카를로프 대사의 암살은 1년 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제안한 글로벌 반테러 전쟁의 이행을 우리에게 다시 한번 요구한다”고 말했다고 러시아 국영 <타스 통신>이 20일 보도했다. 그는 “비교하고 싶진 않지만, 이번 비극은 2001년 9·11테러와 마찬가지로 테러와의 전쟁에서 국가간 구별을 없애줄 것으로 믿는다”며 시리아 내전에 대한 러시아 개입의 정당성을 옹호했다.
20일 저녁(현지시각) 러시아군 의장대가 모스크바 공항에서 전날 터키에서 살해된 안드레이 카를로프(62) 러시아 대사의 주검을 운구해온 러시아 특별기 앞에 도열해 있다. 모스크바/타스 연합뉴스
터키 경찰은 러시아 대사 암살 사건과 관련해, 현장에서 사살된 범인의 가족과 친인척 6명을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현지 일간 <휘리예트>가 20일 보도했다. 터키 당국은 이번 사건이 지난 7월 실패로 끝난 군부 쿠데타의 배후로 지목된 반체제 인사 펫훌라흐 귈렌과 관련이 있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한편, 시리아 내전에서 바샤르 아사드 정부를 지원하는 러시아·터키·이란 등 3개국 외무장관은 20일 모스크바에서 만나, 시리아 사태를 공동 중재하고 이슬람국가(IS)와 반군 격퇴에도 공동전선을 펼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중재협상에서 미국 등 서방 국가는 배제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3국 회의 결과를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에게 전화로 통보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전했다. 존 커비 미 국무부 대변인은 “시리아에서 휴전을 실현하려는 어떤 노력도 환영한다”면서도 “모스크바 선언이 어떤 효과가 있을지 알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밝혔다.
조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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