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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이민자 사회 ‘공공의 적’ 사르코지

등록 2005-11-08 19:06수정 2005-11-09 01:23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내무장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내무장관
[프랑스 방화소요 12일째] 대권향한 이민자 아들의 ‘아이러니’
2007년 프랑스 대선의 가장 유력한 주자로 꼽히던 니콜라 사르코지(50) 내무장관이 12일째 프랑스를 휩쓸고 있는 방화소요의 사태로 시험대에 올랐다. 범죄와의 전쟁을 선언하는 등 직설적이고 자신감에 찬 강한 지도자상으로 대권을 꿈꾸고 있던 달변의 그는 요즘 말수도 줄고 표정도 굳어 보인다.

지난달 27일 경찰에 쫓기던 10대 이민자 소년 2명이 감전사한 이후 파리 교외를 방문해 “교외의 ‘인간쓰레기’(racaille)를 진공청소하겠다”고 한 발언이 사태 확산에 불을 지른 격이 돼버렸기 때문이다. 이민자 젊은이들은 그가 사과하고 사퇴할 때까지 시위를 멈추지 않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야당인 사회당과 녹색당도 “사태 악화의 책임을 져야 한다”며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소외지역을 향한 자극적인 용어 사용에 대해 일부 각료와 여당 간부들의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인간쓰레기 진공청소” 독설 여당 비판에도 “사과 뜻 없다”

사태 악화와 함께 ‘경쟁자’인 도미니크 드 빌펭 총리가 의회에서 답변에 나서고, 자크 시라크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담화를 발표하면서 사르코지는 조금 물러나 있는 상태이다.

사르코지는 그러나 사과할 뜻은 전혀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법과 질서’의 회복을 밀어붙이겠다는 의지도 여전하다. 일간 <르몽드>에 따르면 사르코지의 범죄와의 전쟁 선포 이후 범죄가 17% 줄었다. 그러나 그의 단호한 대처가 이번 사태를 막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사르코지가 프랑스인 여성과 결혼한 헝가리 이민자의 자식이라는 점에서 그가 이민자 사회의 공적 1호로 등장했다는 점은 아이러니다.

시라크 대통령은 자신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 등장한 그를 해임해 폭력사태가 더이상 번지는 것을 막고 자신의 지지율을 올릴 수 있을 것인지 대해 장고를 거듭하고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해임한다고 해서 그의 야심이 꺾일 것 같지는 않다. 지난해 11월 집권여당인 대중운동연합(UMP)의 총재라는 강력한 정치적 발판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최근 <르파리지엥> 조사를 보면, 사르코지의 지지도는 조금 내리긴 했지만 57%로 여전히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사르코지가 사면초가의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갈지 주목된다.

류재훈 기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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