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낭송·이슈토론등 ‘인텔리 데이팅’ 유행
나이트클럽에서 만나 한눈에 사랑에 빠지는 감각적 연애에 지친 영국 젊은이들 사이에 진지하고 무거운 ‘인텔리 데이팅’이 유행하고 있다.
요즘 런던 젊은이들은 ‘중국의 흥기와 서구의 쇠퇴’ 같은 사회문제에 격론을 벌이고, 예이츠와 키플링의 고전을 읽고 논하는 지적이고 심각한 데이트에 열중하고 있다고 영국 언론들이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시 낭송회와 토론회가 영국 젊은이들의 로맨틱한 밤 문화의 주류로 자리잡고 있다”고 보도했고, <이코노미스트>는 “진지함의 붐이 일어나고 있다”고 선언했다.
19세기로 돌아간 듯 보이는 새로운 유행 덕택에 미혼남녀들을 대상으로 토론모임을 만들어주는 업체들이 호황을 맞고 있다. 대영도서관에서 작가들이 운영하는 시 낭송 모임이나 왕립지리학회에서 열리는 토론회 입장권은 모두 매진되고 있다. 클럽에서 춤추거나 술집을 돌며 번개팅에 몰두하는 것만으로는 외로움을 달랠 수 없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젊은이들을 겨냥한 ‘퓨처 스퀘어 클럽’을 운영해 성공을 거둔 지나 그린우드는 <로이터통신>에 “돈도 있고 지성도 있는 요즘 젊은이들은 배꼽 아래에만 신경쓰지 않는다”며 “‘인텔리 데이팅’이란 말이 곧 사전에 등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회원제 토론모임을 설립한 존 고든도 “복잡한 듯 보이면서도 깊이는 얕은 현재 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이 지적인 것에 갈망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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