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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친절한 이웃’이자 세 자녀 아빠가 테러범으로…왜?

등록 2017-03-24 17:20수정 2017-03-24 22:16

이웃 주민들 “아이들과 놀아주던 친절한 사람”
경찰 “폭력 전과 있지만 테러리스트 아니었다”
수감중 무슬림 개종…최근 14년간 조용한 삶
거주지 버밍엄서 이슬람 극단주의 영향 가능성
런던 차량 테러 다음날인 23일(현지시각) 통제가 풀린 사건 현장인 의사당 인근 웨스트민스터 다리를 시민들이 건너가고 있다. 런던/AFP 연합뉴스
런던 차량 테러 다음날인 23일(현지시각) 통제가 풀린 사건 현장인 의사당 인근 웨스트민스터 다리를 시민들이 건너가고 있다. 런던/AFP 연합뉴스
22일(현지시각) 영국 런던 도심에서 차량을 질주하고 흉기를 휘둘러 4명의 목숨을 앗아간 뒤 사살된 범인은 영국 켄트주 출신의 무슬림 남성인 것으로 확인됐다.

영국 경찰은 23일 런던 차량 테러범은 폭력 등의 혐의로 수감 중 무슬림으로 개종한 칼리드 마수드(52)라고 발표했다. 런던 경찰은 “마수드가 과거 중상해, 불법무기 소지, 공공질서 위협 등의 전과가 있지만, 지금(사건 당시)은 요주의 인물이 아니었으며 테러 음모에 대한 첩보도 없었다”고 밝혔다. ▶관련기사=“런던 테러범은 영국 태생…MI5 조사받은 적 있어”

마수드가 살던 버밍엄의 이웃들은 3명의 어린 자녀의 아빠인 그를 정원 잔디를 깎고 세차하고 동네 아이들에게 축구 티켓도 주던 평범한 시민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그가 전직 영어 교사였으며 평소 이슬람 복식이 아닌 트레이닝복을 입고 운동에 심취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주민 키어란 몰로이(27)는 <인디펜던트>에 “그는 모든 면에서 상당히 친절하고 깍듯한 보통사람이었다”고 말했다. 한 소년은 어느 여름 주말에 마수드가 자신을 집에 초대해 잔디 마당에서 마수드의 아들들과 함께 축구 놀이를 했다고 기억했다.

런던 차량 테러 다음날인 23일(현지시각) 통제가 풀린 사건 현장인 의사당 인근 웨스트민스터 다리에서 경찰관들이 테러 희생자들을 애도하며 꽃을 놓고 있다. 전날 테러로 경찰관 1명을 포함해 4명이 숨지고 40여명이 다쳤다. 런던/AFP 연합뉴스
런던 차량 테러 다음날인 23일(현지시각) 통제가 풀린 사건 현장인 의사당 인근 웨스트민스터 다리에서 경찰관들이 테러 희생자들을 애도하며 꽃을 놓고 있다. 전날 테러로 경찰관 1명을 포함해 4명이 숨지고 40여명이 다쳤다. 런던/AFP 연합뉴스
마수드는 19살이던 1983년 첫 유죄판결을 받은 이래 2003년 12월 칼을 소지한 혐의로 마지막으로 기소됐다. 이후 14년간은 조용히 살아온 것으로 확인된다. 경찰은 마수드가 수감 중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영향을 받아 무슬림으로 개종한 것으로 보고 있지만, 수감 시기를 보면 무슬림 개종이 꽤 오래전에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마수드가 살았던 버밍엄은 영국 제2의 대도시이자, 무슬림 시민이 21만3000명(2011년 센서스)으로 전체 인구의 5분의 1을 차지할만큼 무슬림 비중이 높은 도시다. 런던 경찰청의 마크 롤리 대테러국장은 23일 “마수드가 이슬람과 연계된 국제 테러리즘에 도취됐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영국 경찰은 이번 테러와 관련해 모두 8명을 체포해 조사 중이나 24일 현재까지 구체적인 연관성이 확인된 것은 없다.

영국 무슬림 평의회는 23일 추가 성명을 내어 “이번 공격은 어리석고 저열하며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이런 폭력에 대한 최선의 대응은 테러리스트가 우리를 분열시키지 못하도록 연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협회의 하룬 칸 사무국장은 “무슬림 형제자매들이 런던과 영국의 동료 시민들에게 다가가 그런 증오가 우리 삶의 방식을 무너뜨리지 못할 것이란 연대감을 보여주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23일 저녁(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의 대표적 관광명소인 브란덴부르크문이 ‘런던 테러’ 희생자들을 애도하며 영국 국기 색깔의 조명을 밝히고 있다.  베를린/AP 연합뉴스
23일 저녁(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의 대표적 관광명소인 브란덴부르크문이 ‘런던 테러’ 희생자들을 애도하며 영국 국기 색깔의 조명을 밝히고 있다. 베를린/AP 연합뉴스
한편, 23일 독일 브란덴부르크 문, 프랑스 에펠탑 등 세계 각지의 랜드마크에서는 런던 차량 테러 희생자를 추모하고 연대를 표하는 ‘유니언잭(영국 국기) 물결’이 이어졌다고 <텔레그래프> 등이 보도했다. 이는 지난 2015년 파리 테러 당시, 에펠탑 등을 프랑스 국기인 삼색기 조명으로 물들였던 때를 떠올리게 한다. 독일은 베를린의 대표적 명소인 브란덴부르크 문에 조명을 비춰 영국 국기를 표시했다. 이스라엘 텔아비브 시도 런던 차량 테러가 발생한 날 밤 시청 건물 한 면을 조명을 통해 영국 국기를 표시했다. 프랑스는 자정에 파리 에펠탑의 조명을 꺼 추모 물결에 동참했다. 또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에서도 ‘프레이포런던(PrayforLondon)’ 해시태그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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