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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브렉시트 협상, 지브롤터 영유권 문제로 번져

등록 2017-04-03 10:55수정 2017-04-03 20:10

‘유럽연합, 지브롤터 주권 요구하는 스페인 지지’ 보도에
영국쪽 “메이 총리, 지브롤터 보호위해 전쟁도 불사할 것”
영국과 스페인이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유럽의 최대 요충지 지브롤터. 유럽연합 쪽은 브렉시트 협상에서 지브롤터 문제가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하자, 영국 쪽은 전쟁도 불사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영국과 스페인이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유럽의 최대 요충지 지브롤터. 유럽연합 쪽은 브렉시트 협상에서 지브롤터 문제가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하자, 영국 쪽은 전쟁도 불사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상이 지중해의 요충지 지브롤터 영유권 문제로 지정학적 분쟁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스페인이 주권을 주장하는 지브롤터 문제도 브렉시트 협상에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하자, 영국 쪽에서 전쟁도 불사할 수 있다는 격한 반응이 나왔다.

유럽연합은 지브롤터 주권을 요구하는 스페인의 주장이 브렉시트 협상에서 제기되면, 그에 대한 지지를 거두지 않을 것이라고 고위 유럽연합 외교관들이 말했다고 <가디언>이 2일 보도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쪽에서는 영국의 해외 영토도 스페인의 동의 아래 런던과 브뤼셀 사이의 무역협정에 포함될 수 있다고 밝힘에 따라 영국 총리실은 충격을 받았다고 신문은 전했다. 유럽연합 집행위 쪽은 브렉시트 협상 지침 초안에 지브롤터 주권 문제를 포함시켰다.

대서양과 지중해을 잇는 좁은 해협인 지브롤터 해협의 스페인 쪽에 있는 지브롤터는 영국이 1700년대 스페인 왕위계승 전쟁을 통해 획득한 영토이다. 지중해의 관문인 지브롤터는 유럽의 최대 지정학적 요충지이며, 대영제국의 마지막 유산이기도 하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마이클 하워드 전 영국 보수당 대표는 테리사 메이 총리는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가 포클랜드 제도를 놓고 했던 것처럼 지브롤터 영토를 보호하려고 전쟁에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영국의 해외 영토 주권과 관련해 영국의 입장이 약화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스카이뉴스>와의 회견에서 “36년 전인 이번 주, 또 다른 여성 총리가 또 다른 스페인어권 나라에 맞서 소수의 영국 주민의 자유를 보호하려고 지구 반대편에 군대를 보냈다”며 “나는 우리의 현 총리가 지브롤터 주민들을 지키려는 똑같은 결의를 보여줄 것이라고 절대적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영국 총리실 쪽은 하워드 전 대표의 발언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았으나, 메이 총리가 파비언 피카도 지브롤터 장관에게 영국은 “지브롤터와 그 주민, 경제에 대한 우리의 지지를 변함없이 지킬 것”이라고 말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총리실은 또 영국 정부는 “지브롤터 주민들이 자신들의 자유롭고 민주적으로 표현하는 의사에 반해 다른 나라의 주권 하에 들어가는 협상은 결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피카도 장관은 유럽연합 집행위의 협상 초안 지침들은 27개 회원국이 이번 달 말에 공식채택하기 전에 완화될 것이라고 시사하며, 지브롤터 문제가 협상에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건 현재 단지 초안일뿐이다”며 “4월29일에 무엇이 나올지 지켜보자”고 말했다.

그러나, 유럽연합의 고위 외교관들은 유럽연합이 지브롤터 문제에서 입장을 완화할 것이란 시사를 일축했다. 그들은 스페인은 이 문제를 놓고 다른 26개 회원국 사이의 지지를 조성하는 시간과 노력을 들였다고 경고했다. 한 외교관은 “스페인은 이 문제를 매우,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며 “회원국 사이에서 지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가디언>에 말했다. 그는 “이는 어제 생겨난 문제가 아니다. 오랫동안 우리에게 있던 문제이고, 우리는 항상 양쪽의 말을 들어왔다. 우리는 이제 회원국을 지지한다. 그게 이 문제 뒤에 있는 철학이다. 26개 회원국 중 어떤 나라도 이 문제와 관련된 구절을 약화시키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럽연합 쪽 관리들은 영국 총리가 유럽연합을 탈퇴한다는 6쪽짜리 통보문에서 지브롤터의 미래를 언급하지 않은 것에 놀랐다고 밝히고 있다. 한 외교관은 “개인적으로 놀랐다”며 “그러나 테리사 메이가 지브롤터의 지위와 스페인과의 접경이 중요치 않다고 생각하겠지만, 유럽연합은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스페인은 오래 전부터 지브롤터에 대한 공동주권을 주장해왔다. 스페인은 또 지브롤터를 유럽의 역외 금융센터로 만든 현재의 낮은 기업세 문제에도 불만을 보이고 있다. 스페인으로 올 해외기업과 투자가 지브롤터로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스페인은 지브롤터의 공항도 불법이라고 주장한다. 지브롤터를 할양한 1713년 위트레흐트 조약은 영국에게 지브롤터의 항구과 마을을 할양했지, 공항을 건립할 권리는 주지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스페인은 영국으로부터 독립하려는 스코틀랜드를 지지하며, 영국을 압박하고 있다. 알폰소 다스티스 스페인 외무장관은 스페인 정부는 유럽연합에 남으려는 독립된 스코틀랜드의 희망을 막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브롤터: 1704년 스페인 왕위계승 전쟁 때 개입한 영국의 영-네덜란드 공동함대에 의해 점령됐다. 1713년 위트레흐트 조약에 의해 영국의 주권이 공식화됐다. 1830년에는 영국의 식민지가 됐다. 그러나, 스페인은 그 반환을 항상 요구했다. 1967년과 2002년에 주민투표가 실시돼, 주민의 압도적 다수가 영국에 잔류하는 것을 선택했다. 영국이 지브롤터의 주권을 주장하는 가장 큰 이유가 주민들의 의사이다. 지중해와 대서양을 잇는 좁은 해협에 있는 지브롤터는 영국에게 가장 중요한 지정학적 요충지이다. 지중해의 제해권을 통제할 수 있는 곳으로, 다른 유럽 국가들에게도 영향을 준다. 수에즈운하와 함께 대서양-지중해-인도양으로 연결되는 해로를 장악하는 기지이다. 과거 대영제국의 주요 식민지들을 연결하는 핵심 기지였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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