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0대 청년 둘 체포, 액체폭탄 제조 물질 발견
2015~16년 테러로 큰 희생 치러…경찰 경계 강화
‘러시아발 가짜 뉴스’는 반러 성향 마크롱 공격도
2015~16년 테러로 큰 희생 치러…경찰 경계 강화
‘러시아발 가짜 뉴스’는 반러 성향 마크롱 공격도
오는 23일로 예정된 프랑스 대선 1차 투표를 앞두고 테러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번 프랑스 대선은 극좌-극우 후보가 약진하면서 ‘이상한 4파전’이 펼쳐지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대선을 앞두고 경계 태세를 대폭 강화하고 테러 위협에 대비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내무부는 1차 투표일인 23일과 내달 7일로 예정된 결선 투표에 대비해 전국 6만7000여 투표소에 5만명 이상의 경찰을 배치할 계획이다. 대테러 특수부대와 저격수도 곳곳에 배치된다. 프랑스는 2015년 11월 테러로 130명이 희생된 뒤, 같은 해 11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7월에도 니스에서 트럭 테러로 86명이 숨진 바 있다. 이민자 문제가 이번 대선의 주요 쟁점 가운데 하나인 까닭에, 테러 발생의 위험이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프랑스 내무부는 지난 18일 지중해 연안 대도시 마르세유에서 테러 모의 용의자로 20대 남성 두 명을 체포했다. 이들의 거처에서는 고성능 액체폭탄(TATP)을 제조할 수 있는 물질과 자동소총이 발견됐으며, 대선 후보 캠프를 직접 겨냥했음을 보여주는 대선 일정표 등이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내무부 쪽은 “용의자들이 대선 직전 프랑스 본토에서 테러 공격을 감행하려 했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들은 체포된 용의자들이 이슬람국가(IS)를 추종했으며, 중도 보수 후보인 프랑수아 피용 공화당 후보를 겨냥하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피용 후보는 극우 성향의 마린 르펜 국민전선 후보가 잠식한 우파 성향 유권자를 되찾기 위해 이민자와 이슬람에 적대적인 발언의 수위를 높여왔다.
이와 별도로, 이번 대선에 ‘러시아발 가짜 뉴스’가 등장해 파문을 낳고 있다. 이는 친러시아 성향의 피용 후보를 돕기 위한 것으로, 러시아 관영통신까지 동원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실제 관영통신 <스푸트니크>는 최근 프랑스어판 기사에서 “피용이 여론조사에서 다시 선두로 올라섰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피용 후보는 여전히 3~4위권에 머물러 있는 게 현실이다. 이 매체는 반러시아, 중도 성향의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도 공격하고 있다. 프랑스 정치인과의 인터뷰 등을 통해 마크롱 후보에 대해 비판적으로 보도하는 식이다. 이렇게 생산된 정보는 많은 부분 걸러졌지만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퍼져나가 유권자 표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외신들은 평가했다.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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