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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대선 사흘앞 파리 샹젤리제서 총격테러…IS “우리 소행”

등록 2017-04-21 10:19수정 2017-04-21 10:37

총기난사로 경찰 1명·용의자 숨져…부상 경찰 2명도 위중
IS, 사건 직후 이례적으로 범인 신원 밝히고 배후 자처
임박한 프랑스 대선, 극우 르펜 후보에 ‘유리’ 관측 나와
법의학 전문가와 경찰관 들이 21일 밤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서 벌어진 테러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범인은 주차해 있던 경찰차(사진 가운데)를 조준해 자동소총을 난사해, 경찰관 한 명이 숨지고 2명이 중상을 입었다. 범인은 달아나려다 다른 경찰관의 총을 맞고 숨졌다. 파리/AP 연합뉴스
법의학 전문가와 경찰관 들이 21일 밤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서 벌어진 테러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범인은 주차해 있던 경찰차(사진 가운데)를 조준해 자동소총을 난사해, 경찰관 한 명이 숨지고 2명이 중상을 입었다. 범인은 달아나려다 다른 경찰관의 총을 맞고 숨졌다. 파리/AP 연합뉴스
프랑스 파리에서 대통령 선거를 사흘 앞둔 20일 이슬람국가(IS)의 테러 공격이 발생했다.

이날 저녁 9시 파리 중심가 샹젤리제 거리에서 테러 용의자가 경찰에게 총기를 난사해 경찰관 1명이 숨졌으며, 범인은 다른 경찰의 총격을 받아 사망했다. 이슬람국가(IS)는 사건 직후 즉각 범인이 아부 유수프 알 발지키이며, 자신들의 전사라고 밝혔다.

범인은 이날 밤 9시 직전에 파리의 최고 중심가이자 관광 명소인 샹젤리제 거리의 지하철 9호선 프랭클린루즈벨트역과 조르주상크 역 사이의 대로의 경찰 버스를 따라 주차하고는 차에서 내려 경찰 버스를 향해 자동소총을 난사했다. 범인의 총기 난사로 경찰관 한 명이 그 자리에서 숨졌다. 범인은 다른 경찰관에게도 총을 쏘며 달아나려다, 응사한 경찰의 총을 맞고 숨졌다. 총격전 와중에서 다른 경찰관 2명이 중상을 입었고, 이들은 위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슬람국가는 사건 뒤 자신들이 뉴스매체인 <아마크>를 통해 성명을 내고는 범인이 아부 유수프 알 발지키라고 밝혔다. 범인은 39살의 프랑스 국적자로, 경찰도 그를 위험인물로 지목하고 있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전했다. 프랑수아 몰렝 검사는 “공격한 범인의 신원은 확인됐다”면서도 “수사와 수색이 진행 중이고, 다른 증거가 공모가 있는지를 밝혀야 하기 때문에 범인의 신원을 밝히지 않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파리 동쪽 외곽의 센에마르 주에 있는 범인의 거처를 압수 수색했다. 범인은 지난 2005년 2월 경찰관 등에 대한 살인 기도 혐의 등으로 15년형을 선고받았다.

이슬람국가가 테러 뒤 이렇게 즉각적으로 범인의 신원을 밝히고 자신들의 소행을 주장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는 이번 사건이 이슬람국가의 직접적인 기획으로 이뤄진 것임을 시사한다.

이번 사건은 사흘 뒤인 23일 치러지는 프랑스 대통령 선거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건이 벌어진 시각에는 대통령 후보들이 텔레비전 토론을 진행하고 있었다.

이번 사건이 프랑스 대통령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불확실하나, 강력한 대테러 정책을 주장해온 극우파 후보인 마린 르펜 국민전선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르펜 후보는 현재 근소한 차이로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현재까지 프랑스 대선에서는 테러나 안보 문제보다는 실업 등 경제문제가 더 큰 이슈였다.

프랑스에서는 지난 2015년 이후 일련의 대형 테러 사건이 계속되어 왔다. 2015년 1월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를 풍자한 잡지 <샤를리엡도> 편집자들에 대한 테러 공격에 이어, 그해 11월에는 파리 도심에서 연쇄 테러가 일어나 모두 130여명이 숨지는 대형 참사가 벌어졌다. 또 2016년 7월에는 니스에서 트럭을 돌진시키는 테러 발생해 86명이 숨진 바 있다.

프랑스는 이들 사건을 계기로 대테러 정보, 수사기관의 권한을 강화하는 국가비상사태를 지금까지도 유지하고 있다

몇몇 대선 후보들은 이번 사건에 대한 애도의 표시로 자신들의 선거운동을 중단했고, 중도우파의 프랑수아 피용 후보는 다른 후보들이 이에 동참할 것을 요구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테러라고 확신한다”며 “대선이 안전하게 치러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피에르앙리 브랑데 프랑스 내무부 대변인은 “범인이 고의로 경찰들을 표적으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프랑스 정부가 대선을 앞두고 경계 태세를 대폭 강화하고 테러 위협에 대비하던 가운데 이번 사건이 일어났다. 내무부는 1차 투표일인 23일과 내달 7일로 예정된 결선 투표에 대비해 전국 6만7000여 투표소에 5만명 이상의 경찰을 배치할 계획이다. 대테러 특수부대와 저격수도 곳곳에 배치했다. 일각에선 이민자 문제가 이번 대선의 주요 쟁점 가운데 하나인 까닭에, 테러 발생의 위험이 크다는 관측도 나왔다.

실제 프랑스 내무부는 지난 18일 지중해 연안 대도시 마르세유에서 테러 모의 용의자로 20대 남성 두 명을 체포했다. 이들의 거처에서는 고성능 액체폭탄(TATP)을 제조할 수 있는 물질과 자동소총이 발견됐으며, 대선 후보 캠프를 직접 겨냥했음을 보여주는 대선 일정표 등이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내무부 쪽은 “용의자들이 대선 직전 프랑스 본토에서 테러 공격을 감행하려 했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들은 체포된 용의자들이 이슬람국가(IS)를 추종했으며, 중도 보수 후보인 프랑수아 피용 공화당 후보를 겨냥하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피용 후보는 극우 성향의 마린 르펜 국민전선 후보가 잠식한 우파 성향 유권자를 되찾기 위해 이민자와 이슬람에 적대적인 발언의 수위를 높여왔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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