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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프랑스 대선, 마크롱은 ‘몰표’ 받을 수 있나

등록 2017-05-03 17:27수정 2017-05-03 17:31

급진좌파 멜랑숑 지지자 65% “마크롱 안 찍어”
금융 엘리트·노동개혁 탓 노동자에 반감 사
여론조사서 르펜 지지 41%·마크롱 지지 59%
2일 프랑스 파리에서 한 남성이 오는 7일로 예정돼 있는 프랑스 대선 결선투표 선거 포스터 앞을 지나가고 있다. 결선에 오른 두 후보인 중도 성향의 에마뉘엘 마크롱(가운데)과 극우 마린 르펜의 포스터(왼쪽)가 둘 다 훼손돼 있다. 파리/AFP 연합뉴스
2일 프랑스 파리에서 한 남성이 오는 7일로 예정돼 있는 프랑스 대선 결선투표 선거 포스터 앞을 지나가고 있다. 결선에 오른 두 후보인 중도 성향의 에마뉘엘 마크롱(가운데)과 극우 마린 르펜의 포스터(왼쪽)가 둘 다 훼손돼 있다. 파리/AFP 연합뉴스
극단주의자의 집권을 막기 위한 초당적 연대인 ‘공화주의 전선’(Republican Front)은 왜 이번 프랑스 대선에서 자취를 감췄을까?

2002년 프랑스 대선에서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을 창당한 장 마리 르펜은 공화국연합 소속 후보 자크 시라크에 이어 1차 투표에서 득표율 16.9%로 2위를 차지해 결선에 진출했지만, 결선에서 17.8%를 득표하는 데 그쳤다. 1차 투표에서 19.9%를 얻은 데 그친 시라크는 결선에선 80%가 넘는 득표율로 압승했다. 극우의 집권을 막기 위해 좌우를 가리지 않고 시라크에게 표를 몰아준 결과다.

이번엔 다른 것 같다. 지난달 23일 치러진 대선 1차 투표에서 21.3%를 득표한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 후보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을 41%까지 확대했다. 함께 결선에 진출한 중도 정당 ‘앙 마르슈’의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의 지지율은 59%로, 결선에서 ‘몰표’를 받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1차 투표 때 급진 좌파 후보 장뤼크 멜랑숑을 지지했던 이들의 대부분이 마크롱에게 등을 돌렸다. 멜랑숑의 소속 정당 ‘프랑스 앵수미즈’는 1차 투표 종료 뒤, 지지자 24만3128명에게 결선투표 의향을 물은 결과를 2일 발표했는데, 마크롱을 지지하겠다는 응답은 34.83%에 그쳤다. 나머지 65%는 차라리 무효가 되게 하거나(36.12%), 기권하겠다(29.05%)고 답했다. 설문에 르펜을 지지하겠다는 물음 자체가 없었다. 1차 투표 때 19.58%나 득표한 멜랑숑도 마크롱 지지 선언을 하지 않았다. 결선 진출에 실패한 중도 우파 공화당의 프랑수아 피용, 사회당의 브누아 아몽은 극우 집권을 막기 위해 마크롱 지지를 선언했다.

마크롱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멈춘 것은 최근 미국과 유럽의 반 세계화, 반 이민 기조가 르펜에게 유리하게 작용한 탓도 있지만, 마크롱이 금융 엘리트 이미지가 강하고 프랑수아 올랑드 현 정권의 경제 장관을 역임해 노동자들의 반감을 사고 있는 탓도 있다. 특히, 지난해 노동자들의 반발에도 올랑드 정부가 밀어붙인 노동법 개정안이 마크롱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개정안은 초과근로를 쉽게 해 35시간 노동제를 흔들었고 해고 요건도 완화시켰다. 멜랑숑 지지자이자 파리의 한 공공병원에 근무하는 간호사 발레리(53)는 <워싱턴 포스트>에 “르펜도 마크롱도 싫다. 누가 이기든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해주지 않을 것”이라며 “마크롱은 너무 오른쪽에 치우쳐 있다. 그의 (장관 시절) 노동개혁을 보라”고 말했다.

<가디언>은 2일 사설에서 “마크롱의 공약은 르펜의 그것보다 즉각적으로 와 닿지 않는다. 노동 안정성을 약간 줄여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공약은 노동자들에게 매력적이지 않고, 실직자들을 납득시킬 수도 없다. 공공투자를 늘린다거나 사회 불평등을 줄이겠다는 공약은 추상적”이라며 “마크롱은 단지 승리하는 것이 아니라 양극화된 국가를 잘 추스려 통치해야 한다. 6월엔 총선도 있다. 마크롱은 그가 네오 파시즘에 맞서고 있을 뿐 아니라 전체 프랑스를 대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언어와 공약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효진 기자 ju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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