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총선이 치러진 11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고향인 북부 르투케에서 투표를 한 뒤 차를 타고 떠나며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르투케/AFP 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중도신당인 ’전진하는 공화국’(전진공화국)이 창당 1년만에 최대 77%의 의석을 싹쓸이하며 압승할 전망이다.
전진공화국은 11일 치러진 프랑스 총선 출구조사 결과 연정 정당인 민주운동당(MoDem)과 함께 총 577석 중 400~445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최종적인 의석은 오는 18일 결선투표 결과에 따라 정해진다.
출구조사 결과가 현실화되면, 현재 의석이 한석도 없는 전진공화당은 프랑스 선거 사상 60여년만에 최대 의석을 차지하게 됐다. 전진공화당의 이런 약진은 현재 프랑스 헌법과 정치체제를 만든, 지난 1958년 샤를르 드골에 의한 제5공화국 출범 때와 비견되는 역사적 격변이다.
이날 총선 1차투표에서 마크롱의 중도신당 연합은 총 득표율 32.32%를 얻었다. 하지만, 이날 투표율은 48.7%에 불과해, 지난 2012년 총선의 1차투표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5공화국 사상 최저의 투표율이다. 이는 마크롱의 중도신당을 대안으로 생각하지 않는 많은 유권자들이 총선에서 기권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프랑스 정치를 주도하던 좌우파 기성 정당중 하나인 중도우파 공화당은 21.56%를 득표했고, 중도좌파인 사회당은 7.4%를 얻는데 그쳤다. 극우 국민전선은 13.2%, 정통좌파 장뤼크 멜랑숑의 ‘프랑스 앵수미즈’(굴복하지 않는 프랑스)는 11%로 그 뒤를 이었다. 이런 득표율에 따른 각당의 예상 의석수는 공화당은 70~130석, 국민전선은 1~10석, 사회당과 녹색당 연합은 30~40석, ‘프랑스 앵수미즈’는 10~23석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315석이나 가지고 있던 사회당은 이번 총선을 통해서 의석이 10분의 1 이하로 줄어들게 됐다.
마크롱 대통령 정부의 에두아르 필리페 총리는 이날 총선 결과에 대해 “프랑스가 돌아왔다”며 “다음 일요일에 의회는 우리 공화국의 새로운 얼굴을 보여줄 것이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공화당과 사회당은 한 정당에게 너무나 많은 의석과 함이 집중되는 것은 위험하다며, 오는 18일 2차투표에서 마크롱의 중도신당을 견제해 줄 것을 호소했다.
이번 총선에서 자신의 오랜 지역구에서 낙선한 사회당의 대표 장 클리스토프 캉바델리는 “대통령 선거 1차투표에서 24%만 득표하고 2차투표에서는 극우 후보에 대한 거부에 힘입어 당선된 대통령이 국민적 대의를 독점해 이익을 얻는 것은 건강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말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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