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새벽, 런던 서부 120가구 거주 아파트 화재
2층에서 발화, 새벽이라 주민들 대피 어려워
“절박해진 주민들 아기·어린이 밖으로 던져”
주민들 대피한 고층부에서 피해 규모 클듯
“지난해 외벽 공사 화재 급속확산 원인” 주장
현재 화재 원인은 이틀째 규명되지 않아
2층에서 발화, 새벽이라 주민들 대피 어려워
“절박해진 주민들 아기·어린이 밖으로 던져”
주민들 대피한 고층부에서 피해 규모 클듯
“지난해 외벽 공사 화재 급속확산 원인” 주장
현재 화재 원인은 이틀째 규명되지 않아
14일 새벽 영국 런던 서부 노스켄징턴의 24층짜리 아파트가 화염에 휩싸여 있다. 출처: BBC
특히 새벽에 저층에서 발생한 화재가 급속히 건물을 삼키면서 미처 대피하지 못한 이들이 많이 희생됐을 것으로 우려된다. 가까스로 탈출한 주민들은 복도에서 문을 두드리며 대피하라고 외치는 이웃의 고함, 사이렌 소리, 화재 소식을 접한 지인들의 전화로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복도와 계단이 유독가스로 가득 차 탈출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목격자들이 전한 현장 상황은 아비규환 자체다. 사미라 람라니는 “건물 안 사람들이 정신없이 창문을 두들기며 비명을 질렀다. 9층 또는 10층에서 한 여성이 보도 쪽 사람들에게 신호를 보내더니 아기를 던졌으며, 한 남성이 가까스로 아기를 받았다”고 <에이피>(AP) 통신에 말했다. 조 월시도 5층 또는 6층에서 주민이 어린이 두 명을 창문 밖으로 던지는 걸 봤다고 했다. 다른 목격자도 15층쯤에서 4~8살가량의 어린이 세 명이 떨어졌다고 전했다. 일부 주민은 고층에서 손전등으로 구조를 요청했고, 매트리스를 던지며 뛰어내리는 사람도 있었다. 남편 및 두 자녀와 함께 대피한 하난 와하비는 “21층에 사는 남자 형제에게 전화해 대피하라고 했지만 ‘소방관이 구조될 때까지 집에 머무르라고 했다’고 말했다”, “새벽 두 시쯤 아내, 아이들과 함께 창문에서 손을 흔드는 장면을 봤는데 그 뒤로 전화를 받지 않는다”며 울부짖었다. 꼭대기층에서 구조를 요청하는 사람들을 봤다는 얘기가 많은 것을 보면, 상당수가 밑으로 내려가기 어려워 위층으로 대피한 것으로 보인다. 현장 주변을 헬기가 맴돌았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인지 옥상에 착륙하지는 않았다.
한 목격자가 트위터에 올린 새벽녘의 현장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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