닐스 회겔이 법정에서 서류로 얼굴을 가리고 있다. 출처: 빌트
의도적 약물 과다 주입으로 환자들을 숨지게 해 종신형을 선고받은 독일 간호사가 적어도 86명을 살해한 것으로 파악됐다.
독일 북부 올덴부르크 경찰은 2015년 환자 2명을 고의로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돼 처벌받은 남자 간호사 닐스 회겔(40)이 최소 86명을 살해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28일 밝혔다. 경찰은 회겔이 1999~2000년 올덴부르크와, 2003~2005년 인근 도시 델멘호르스트의 병원에서 일하며 심장 약을 과다 주입하는 방식으로 상습적으로 살인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경찰은 회겔의 범행이 처음 적발된 이후 그가 일한 병원에서 의문의 죽음이 끊이지 않은 점을 파악하고 추가 수사를 벌여왔다. 경찰은 그가 근무한 시기에 숨진 환자들에 대해 전수조사를 벌였지만 이미 화장한 경우에는 사인을 규명하지 못했다. 따라서 실제 피해자 수는 조사된 것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사건은 범행 수법이나 피해자 규모로 독일 사회에 충격을 던지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어려운 연쇄 살인사건임이 드러나자 올덴부르크 경찰서장은 “말문이 막힌다”고 말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전했다. 하지만 회겔이 일한 병원에서는 2003년부터 심폐소생술 실시 횟수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졌다고 병원 직원들이 증언했기 때문에, 병원이나 수사당국이 좀더 일찍 대처했더라면 피해 규모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회겔은 재판 과정에서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는 게 재미있어서 일부러 환자들의 심장에 충격을 주는 독극물을 주입했다고 진술했다.
이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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