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바도르 달리와 아내 갈라. 출처: 살바도르 달리 재단 누리집
스페인 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1904~89)의 친딸이라던 60대 여성의 주장이 허위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가디언>이 6일 보도했다. 달리 재단은 필라 아벨 마르티네즈(61)의 디엔에이(DNA)를 검사한 결과, 달리와 생물학적 아무 관련이 없었다며 “터무니없고 인위적인 논란이 끝났다”고 밝혔다.
스페인 마드리드 법원은 지난 6월 마르티네즈가 제기한 친자 확인 소송과 관련해 진위 여부를 확인할 다른 자료가 없다며 달리의 주검에서 디엔에이를 채취하라고 결정했다. 7월 카탈루냐 지방 피게레스에 위치한 묘지가 파헤쳐졌고 피부와 손톱, 뼈 등 디엔에이 샘플이 채취됐다. 스페인 국립 독성학 법의학 연구소에서 이를 분석해 보고서를 냈다.
마르티네즈는 2007년에도 달리의 데스마스크(사망한 사람 얼굴의 본을 떠 만든 안면상)에 붙은 피부와 머리카락으로 유전자 검사를 받았으나 결론이 나지 않았다. 이후 달리의 친구였던 로베르 데샤르네의 아들이 제공한 자료를 토대로 두 번째 검사를 받은 뒤 스페인 <에에페에>(EFE) 통신에 두 사람이 친자 관계가 아니라는 보도가 나왔지만 논쟁은 계속돼 왔다.
이번 분석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면서 마르티네즈는 묘지 발굴 비용을 물어내야할 처지에 놓였다. 마르티네즈 쪽은 “아직 공식적 결과를 전달 받지 못했다”며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숨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달리는 10살 연상의 부인인 갈라(1894~1982)와의 사이에선 자녀가 없었다. 마르티네즈는 달리 가족이 휴가를 보내던 카다퀘스 지역에서 가정부로 일하던 어머니가 달리와 사랑에 빠져 자신을 낳았다면서 지난 10년간 친딸임을 주장해왔다. 친자관계가 증명될 경우 수억달러로 추정되는 유산 4분의 1에 대한 권리를 챙길 수 있었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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